243화. 금제 (2)
“운아, 내가 너에게 했던 말을 기억하느냐? 내겐 아주 강한 적이 있다. 그 적이 바로 혈광이 말한 그 세력이지. 하지만 이 세력의 이름을 네게 말해줄 수는 없다. 내 사사로운 원한에 네가 말려들지는 않았으면 좋겠구나. 나중에 그 세력을 제거한 후 네게 모든 걸 말해주마.”
고약운은 홍련 영주를 보면서 씩 웃었다. 의부가 자신을 보호하기 위해서 세력의 이름을 알려주지 않으려 한다는 걸 그녀도 당연히 알고 있었다. 홍련 영주의 적수라면 그 세력 역시 강할 게 틀림없었다.
그렇다면 지금 그녀의 실력으로 그 세력과 맞서기란 어려웠다.
“의부의 적이라면 저의 적이기도 합니다. 아직 능력이 부족하긴 하나, 언젠가 저도 의부의 복수를 도울 수 있게 될 거예요.”
고약운은 고개를 들어 홍련 영주의 영준한 모습을 응시했다. 그의 차가운 눈매에서 확고한 기색이 엿보였다.
그 말에 홍련 영주가 호방하게 웃었다.
“역시 내 딸답구나. 그럼 네가 복수를 도와줄 만큼 강해지길 기다리마. 내 부인도 내가 너 같은 딸을 얻었다는 걸 알면 반드시 뿌듯해할 것이다.”
행방이 묘연해진 아내 동방옥을 생각하자, 홍련 영주는 쓴웃음을 지으며 얼굴 위로 슬픈 기색을 드러냈다.
부인이 사라진 지 이십 년이 흘렀다.
근 이십 년 동안 하루도 그녀를 그리워하지 않았던 날이 없었다.
영주는 이 긴 시간 동안 대륙을 두루 돌아다니며 심지어 금지된 구역까지 들어가봤지만 어디에서도 그녀를 찾을 수가 없었다.
‘설마, 이 세상에 없는 것인가?’
그 생각이 들자 홍련 영주는 가슴이 아파 급히 고개를 저었다.
‘아니, 그럴 리 없다. 옥이는 반드시 살아 있을 것이야. 하루 동안 찾아내지 못한다면, 십 년 동안 찾아다닐 것이다. 그리고 십 년 안에 찾지 못한다면 백 년 동안 찾아다닐 것이다. 또…… 백 년 동안 찾지 못한다면, 옥이를 찾는 데 평생을 다 써버려도 좋다.’
어느새 영주의 얼굴은 굳어져 있었고, 눈빛은 짙은 패기로 가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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