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65화. 추방지 (2)
밤이 되어 고요한 달빛이 주변을 밝히고 있었다.
차가운 달빛이 숲 사이를 지나 땅바닥에 앉아있는 여인의 몸에 떨어졌다.
잠시 후, 고약운이 두 눈을 떴다. 어둠 속에서 그녀의 눈은 서늘하게 빛나고 있었다.
‘사흘이 지났어. 상처는 어느 정도 괜찮아진 것 같은데, 아쉽게도 이 숲에 샘 같은 건 없나 보네. 몸에 묻은 피를 깨끗이 씻어내고 싶은데…….’
여기까지 생각한 고약운이 천천히 고개를 숙이고 주먹을 꽉 쥐었다. 눈앞에 천북야의 얼굴이 어른거렸다.
‘북야, 조금만 더 기다려줘. 내가 꼭 구해줄게.’
쿵쿵쿵!
그때 앞에서 벌떼처럼 이쪽으로 다가오는 발소리가 들려와 고요를 깨뜨렸다.
잠들어 있던 야낙은 깜짝 놀라 깨어난 후, 빠른 속도로 고약운의 뒤로 가 숨었다. 그러고는 주위를 살피며 중얼거렸다.
“무슨 일이지? 설마 지진이라도 났나?”
고약운은 아무 말도 하지 않고 전방만 주시할 뿐이었다. 곧이어 이쪽으로 빠르게 달려오는 한 무리의 영수가 눈에 들어왔다. 점점 가까워지는 영수들을 보자 야낙은 놀라서 입을 다물지 못했다.
“여, 영수야! 너무 많은 데다 대부분 무왕 경지야! 못난이 소저, 우리 이젠 다 망했어. 이렇게 많은 영수라면…… 분명 우릴 밟아 죽일 거라고!”
야낙은 순간 다리에 힘이 풀려서 자리에 주저앉을 뻔 했다.
그는 며칠 전에 가문의 졸개들을 따돌린 걸 후회하고 있었다. 숲에서 영수 무리를 만날 줄은 몰랐다. 만일 영수가 한 마리뿐이었다면 대처할 수 있었을지도 모른다. 하지만 상대의 수가 너무나 많았다.
“못난이 소저, 우리 얼른 도망가자. 우리 둘이서 어떻게 저 영수들을 이기겠어?”
야낙은 두려움과 불안에 사로잡혀 이를 딱딱 부딪혔다. 어릴 적부터 가문의 보호를 받으며 자라온 그는 평생 이런 광경은 본 적도 없었다. 더군다나 그는 열 살짜리 어린애에 불과했으니, 기절하지 않는 것만으로도 충분히 용감하다 할 수 있었다.
고약운이 담담한 눈빛으로 야낙을 보더니 입을 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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