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90화. 죽음보다 더한 고통
설청련은 그 한 번의 눈 마주침으로도 식은땀이 흘렀다. 그때, 그의 귀에 설중의 웃음소리가 들렸다.
설청련은 고통에 몸부림치면서도 비명을 내지르지 않기 위해 발악했다. 그의 자존심이 허락하지 않았기 때문이다. 다음 순간, 누군가 그를 일으켜 그가 혀를 깨물지 못하도록 손수건을 입안에 집어넣었다.
설청련은 이런 상황에서 풍청백이 자신을 돕자 웃음이 나왔지만, 엄청난 고통 때문에 차마 입을 열지 못했다. 설청련은 정신을 잃기 직전까지도 자신이 그 말을 하면 풍청백에게 ‘닥쳐.’라는 대답을 들을 거라고 예상했다.
‘저 자식…….’
풍청백이 한 손으로 설청련을 부축한 채 싸늘한 눈으로 설중을 쳐다봤다.
“저놈을 잡아라!”
“잡으라니요? 왕야, 제게 예의를 좀 더 갖추시지요. 제게 문제가 생기면 설청련도 무사하지 못할 겁니다. 두 사람의 우정이 깊어 보이는군요. 혹시 그게 거짓이라 하더라도, 이왕이면 왕야의 품위 유지를 위해 끝까지 연기하시는 게 좋을 겁니다.”
설중이 의자 손잡이를 치며 말했다.
“그나저나 제가 왕야의 왕부를 방문하고 싶은데, 저를 귀빈으로 맞이해주실 수 있으실지요?”
풍청백이 코웃음을 쳤다.
“저자를 종인부의 옥에 가두어라. 누구도 본왕의 명령 없이는 한 발자국도 들어오지 못할 것이다!”
그러자 순간 설중의 낯빛이 싸늘하게 변하더니 풍청백을 매섭게 노려봤다.
머지않아 모두가 떠나버린 그곳에는 다시 적막이 흘렀고, 미처 꺼지지 않은 방 안의 등불이 위태롭게 주변을 밝히고 있었다.
* * *
풍청백에 의해 잠에서 깬 유옥생이 비몽사몽 간에 물었다.
“왜? 파두랑 홍두가 깼어?”
“생생아, 얼른 일어나. 설청련이 설중 때문에 독을 먹고 정신을 잃었어.”
풍청백이 그녀에게 옷을 입혀준 뒤 작게 말했다.
“설중? 설중이 진짜 경성에 온 거야?”
유옥생은 그 즉시 잠이 깼다.
“그건 나중에 설명해줄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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