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63화. 다과회
각자 화첩을 집어 든 전만금과 유지추는 안의 내용물을 보자마자 뜨거운 것을 집기라도 한 것처럼 놀라 서책을 떨어뜨렸다.
전만금이 곧장 다시 화첩을 집어 들며 말했다.
“와. 설 공자, 엉큼하기는! 이런 물건을 몰래 숨겨두고 있었던 겁니까? 어휴, 뻔뻔해라! 이런 게 있었으면 진작 줬어야죠!”
“…….”
“와! 아니……. 여기 이 그림, 진짜 사람 맞아요?!”
“그나마 내가 무공을 좀 하니까 다행이지. 아니었으면 이런 자세는 시도도 못 하겠네!”
“와……!”
“대박이다!”
그들은 밖에서 유 노부인이 밥 먹으라고 부른 후에야 아쉬운 듯 화첩을 덮은 뒤 품에 넣었다. 그러고는 밖에 나가기 전에 이상하게 보이지 않기 위해 코까지 닦았다.
그때, 설청련이 뒤에서 그들을 향해 의자를 발로 찼다.
‘내 소장품을 어딜 훔쳐 가려고!’
그날 저녁, 평소에 제일 시끄러운 두 사람은 식사를 마친 뒤 일찌감치 방으로 돌아가더니 쥐 죽은 듯 조용히 있었다.
나머지 가족들은 그들이 왜 그러는지 알 길이 없었다.
* * *
이제 막 지부로 임명된 유지하는 이튿날 바로 부성(*府城: 부의 수도)으로 돌아가 임명식을 거행했다.
부옥경은 어른들이 그녀 혼자 관아에 머무는 것을 걱정하여 당분간 이곳에 며칠 더 머물기로 했다.
유지하가 부임하고 며칠 뒤, 행화촌 유가네에 부성에서 보낸 초청장이 도착했다. 운주 귀족 여인들이 지부 부인과 여의현주를 다과회에 초대한 것이다.
“또 다과회?”
유옥생이 다과회라는 단어를 보자마자 입술을 삐죽거렸다. 부옥경과 유옥생은 서로 눈을 마주치며 예전 경성에서 있었던 그 모임을 떠올렸다. 이 다과회도 당시 모임과는 명칭만 다를 뿐, 그 내용과 목적은 똑같았다.
“저는 안 갈 수가 없어요.”
부옥경이 한숨을 쉬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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