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0화. 어리석음
화서가 나간 후, 정미가 아혜에게 물었다.
“선천적으로 허약한 사람은 무슨 부적으로 치료할 수 있어?”
아혜의 목소리가 들려왔다.
「네 말은, 배 속에 있을 때부터 만들어진 병을 말하는 거야?」
정미가 곰곰이 생각하더니 대답했다.
“응. 내 사촌 남동생은 조산으로 태어났거든. 어려서부터 몸이 약해서 외조모님이 아주 세심하게 몸조리를 해주었는데도 좋아지지 않아.”
좋아지지 않는 것뿐만 아니라, 그 악몽 속에서 화서는 아마 열여섯도 되지 않았을 것이다.
방금 자신에게 죽을 먹여 주던 사촌동생에게 이삼 년의 수명밖에 남지 않았다고 생각하자, 정미는 가슴이 찌르는 듯이 아파 왔다.
「그건―」
아혜가 말을 늘이자, 정미는 가슴이 조마조마했다.
「치료하기 쉽다면 쉽고, 어렵다면 가장 어려운 병이지.」
“그게 무슨 뜻이야?”
아혜가 설명했다.
「그렇게 선천적으로 허약한 체질은 내증(內症)인데, 대방맥과(大方脈科)에 속해. 배원부(培元符) 하나면 치료할 수 있어.」
정미의 눈이 반짝였다.
“아혜, 그럼 그걸 나한테 가르쳐줘.”
아혜는 잠시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
“아혜?”
정미는 재촉했고, 아혜가 반응하지 않자 눈살을 찌푸렸다.
“네가 예전에 부의의 열세 가지 과목을 하나하나 나한테 가르쳐준다고 했잖아. 그 배원부가 대방맥과에 속한다며. 왜 아무 말도 안 해?”
또다시 침묵이 흘렀다. 마침내 아혜의 목소리가 들려왔다.
「그 부적을 배우면, 네 사촌동생에게 써먹을 거지?」
정미는 ‘당연하지’라고 말할 뻔했지만, 순간 아혜가 조금 이상한 것을 느꼈고, 혹여 아혜가 가르쳐주지 않을까 말을 돌렸다.
“쓰고 싶긴 하지만, 어떻게 쓸지는 네 말을 듣고 봐야지.”
아혜가 잠시 망설이다가 대답했다.
「좋아. 그럼 먼저 약속 하나 하자. 네가 이 부적을 배운다고 해도, 어떻게 쓸지 결정할 때엔 무조건 내 말을 들어야 한다고!」
“그래.”
정미가 대답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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