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97화 혼담을 나누다 (2)
그리고 사방화는 제 답을 목 빠지게 기다리는 연석을 보고 한숨을 쉬었다.
“진강은 겉보기엔 무심해보여도 실은 아주 세심한 사람이에요. 저도 모르는 일을 언제나 한눈에 알곤 하니까요. 아마도 품죽이……, 우리 오라버니를 연모하고 있는 것 같네요.”
연석은 순간 어리둥절해 눈을 크게 떴다.
“같은 사씨끼리 어찌 혼인할 수 있단 말입니까?”
사방화가 고개를 가로저었다.
“품죽은 남양에 있는 사씨 방계의 곁가지로 일찌감치 벌써 10대는 넘어 혈연이 다 옅어졌습니다. 많은 방계에 흩어져있는 사씨 자녀들도 일찌감치 서로 통혼하기도 했고요. 품죽이 정말 오라버니를 연모한다면 예법에서도 어긋나는 일은 아닙니다.”
연석은 일순 목이 메어 아무런 말도 하지 못했다.
“연석 소후야, 소후야는 무려 영강후부의 소후작 아니십니까. 세상엔 아직도 소후야와 혼인하겠다는 훌륭한 여인들이 넘쳐날 겁니다. 품죽이 원치 않는다니 마음을 접으시는 게 좋겠습니다. 본래 말이 많고 복잡한 혼인은 결국 서로가 연이 아니란 뜻이겠지요. 앞으로 더 마음에 드는 여인을 만나 행복하게 사세요. 어디에선가 소후야의 짝이 소후야를 기다리고 있을 겁니다.”
연석은 쓴웃음을 지으며 고개를 가로저었다.
“아무래도 내 조상님께 죄를 지었던 건가……. 어찌 제 마음에 드는 여인 하나 만나기가 이토록 힘들단 말입니까? 사 후야께서도 품죽을 연모하실 거란 보장이 없는 것 아닙니까?”
그렇게 방으로 들어가 버린 연석을 보고, 사방화는 머리가 지끈지끈 거려 고개를 흔들었다.
“소왕비마마!”
그때, 사방화를 부르는 익숙한 소리가 들렸다.
돌아보니 즐겁게 낙매거로 들어서는 연람이 보였다. 연람은 낙매거로 뛰어오며 다짜고짜 부엌 앞에 서 있는 사방화부터 크게 소리쳐 부른 것이었다.
짙은 밤이지만 아리따운 연람이 별빛처럼 환하게 웃고 있는 걸보니 사방화의 기분도 금세 밝아지는 느낌이었다. 사방화도 곧 반갑게 손을 흔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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