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65화 비가 내리다 (2)
진강을 보고 있으려니, 노부인은 ‘영웅이 미인을 얻는다’는 옛말이 자연스럽게 떠올랐다. 때론 제멋대로 행동한다는 비난을 받긴 하지만, 진강은 황제조차 두려워하지 않을 만큼 담력이 있고, 좌상의 마차쯤은 쉽게 뛰어넘으며 우상의 머리 꼭대기 위에 서 있는, 경성에서 그 전례조차 찾기 힘든 유일한 사람이었다. 그럼에도 지위고하를 막론하지도 않고, 약한 자에겐 한없이 관대한, 그야말로 영웅이란 찬사가 아깝지 않은 인물이 바로 진강이었다.
오늘 법불사의 불길이 사방화의 오랜 병마를 기적처럼 불태웠다는 이 말을 과연 누가 쉽게 믿을 수 있을까. 불교를 숭상하는 사람이라도 쉽게 믿지는 못할 것이었다.
그러나 사씨 일맥은 더 이상 이 일을 자세히 조사할 수는 없었다. 더더군다나 충용후 친동생의 가문인 사씨 육방은 다른 사씨 일맥과는 다르게 충용후부와 매우 친밀한 관계에 있는 가족이었다. 오래전 충용후부에서 독립해 나오긴 했지만, 지금도 여전히 충용후부의 든든한 보살핌 아래 살아가고 있는 곳이 바로 사씨 육방이었다.
황제가 사씨 일맥과 충용후부를 없애려고 하는 건 이미 하루 이틀 상간의 일이 아니었다. 하지만 뜻밖에도 충용후부의 사방화가 황족 영친왕부와 사돈을 맺게 되어 모든 것이 이제 평화롭게 해결될 일만 남았다고 생각했었다.
그러나 무위 장군에게도 변고가 생기고, 오늘 법불사에서도 때 아닌 불길을 맞이하게 되면서, 이 일은 자신이 생각했던 것만큼 그리 간단한 일이 아니라는 생각이 노부인의 머릿속에 일었다. 아니, 아마 더 심각한 일이 생길지도 모른다는 불길한 예감이 치솟기 시작했다.
사씨 일맥들은 저마다 한눈씩 팔려 진실을 올곧게 바라보지 못하고 있지만, 사실 충용후부의 미래는 모든 사씨 일맥의 미래와도 관계가 있는 일이었다. 한편 사은향 역시 지금 진경에 대한 연정으로 인해 제대로 된 상황을 선명히 직시하지 못하고 있어, 노부인은 참 안타깝기만 할 따름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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