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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05장. 미련한 짓

705장. 미련한 짓

화용은 곧 어머니의 처소로 가서 초대장을 전달했다. 그리고 황제께서 내리신 명에 대해서도 이야기했다.

그러나 공교롭게도 초대장을 열어 본 화 부인은 그 내용에 상아의 이름이 언급된 것을 보고 몹시 기뻐했다. 란 부인의 거처가 도성이 아니라는 점을 생각하니 더욱 기쁘기 그지없었다.

그날은 분명 많은 고관대작 가문의 부인들이 올 것이다. 이참에 상아를 데리고 가서 그들에게 소개하는 것도 나쁘지 않았다.

사란은 1품 고명부인이며, 사 대인 역시도 몹시 존경하는 어른이었다. 아마 두 사람 사이의 감정도 매우 좋은 것 같았다.

사 대인이 앞장서 움직이니 사가의 다른 자제들도 모두 같은 마음으로 사란의 비위를 맞출 수밖에 없었다. 사란은 지금 도성에 살고 있지는 않았지만, 이 사실만 보아도 사부에서 사란이 어떤 위치에 있는지 알 수 있었다.

“어머니, 상아의 건강이 좋지 않으니 혼자 가시는 게 좋겠어요. 저는 방으로 돌아가서 짐을 정리할게요. 내일 바로 떠나야 하거든요.”

그 말을 들은 화 부인의 눈빛이 어두워졌다. 그녀가 곧 미간을 찌푸리며 말했다.

“지난번에 돌아왔을 땐 괜찮았잖니. 기력도 넘쳤고 말이야. 얼굴에 더는 붉은 발진이 없으니 밖에 나갈 때는 천으로 얼굴을 가리면 될 텐데, 설마 또 안 좋아진 게야?”

“그저 상태가 매번 달라질 뿐이에요.”

화용은 더는 아무런 말도 하지 않고 곧장 대청 문을 나섰다.

그제야 화 부인은 아들이 내일 표기영으로 가야 한다는 사실을 떠올렸다. 아들은 황제에게 등용되었다.

아들이 드디어 살길을 찾은 것이다.

‘하지만 상아는…….’

정말이지 희비가 교차하는 순간이었다. 그녀는 자신이 기쁜 건지 슬픈 건지 알 수 없었다.

* * *

화용은 방에 들어가서 혼자 짐을 정리했다. 짐을 싸는 그의 속도는 매우 빨랐다. 그가 챙긴 건 대부분 짙은 색 옷들이었다. 군영으로 가는 것이니 연한 색 옷은 내의를 제외하면 전혀 필요가 없었다.

“대공자, 정말로 떠나시는 건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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