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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79장. 뼈에 사무친 원한

179장. 뼈에 사무친 원한

시끌벅적한 거리 옆, 다루의 2층에 위치한 별실.

열린 창문을 통해 초름경이 깊고 냉담한 검은 눈동자로 그 소란을 똑바로 지켜보고 있었다.

잠시 후, 방문 두드리는 소리가 들리더니 이내 한 사내가 빠른 걸음으로 안으로 들어와 몸을 숙였다.

“사황자 전하, 분부하신 대로 처리했습니다. 이목은 이제 함부로 떠들어대지 못할 것입니다.”

초름경은 낮은 목소리로 알겠다고 대답하고는, 그만 나가보라는 의미로 손을 내저었다. 곧이어 별실은 고요 속에 잠겼다. 그는 이목이 어떻게 반응할지 예상하고 있었다. 그대로 놔둔다면 소근언이 자신의 장래를 희생하면서까지 보호하려던 여인의 평판이 더럽혀질 터였다. 초름경은 소근언의 노력이 물거품이 되는 것을 두고 볼 수가 없었다.

게다가 그는 이제 어떠한 헛소문도 듣고 싶지 않았다. 어차피 곧 죽게 될 사람이 상황을 뒤흔드는 걸 보고만 있을 수는 없잖은가.

* * *

한편, 군중 속의 이 씨는 줄곧 아들을 쳐다보고 있었다. 그녀는 아들에게로 뛰어들 수 없다는 게 그저 원망스러웠다. 주위는 사람들로 너무 붐볐고, 시위대 역시 그녀의 앞을 가로막고 있었다.

사람들의 고함에 그녀는 가슴이 찢어질 듯 아팠다. 아들은 짓궂기는 했지만, 사람들이 말하는 그런 악인이 아니었다. 오래전 그녀를 희롱하려던 사람들 앞에서 아직 어렸던 아들은 그 작은 몸집으로 그녀의 앞을 막아서며, 자신이 있으니 두려워할 것 없다고 당당하게 말했었다.

그녀는 황제가 이목을 참수하라 명한 이유를 알지 못했다. 아들이 뭐라 말하진 않았지만, 분명 속사정이 있을 것이었다.

‘그런데 갑자기 소리를 내지 못하게 되다니…….’

순간 그녀는 무언가 깨달은 듯 두 눈을 크게 떴다. 아들은 음모에 휘말린 게 분명했다.

이 씨는 다시 진형을 떠올렸다. 어제 그는 이 씨 자신을 돕겠다고 했었지만, 결국 상황이 어찌 되었는가? 그는 애초에 자신을 상대할 생각도 없었으면서 거짓말을 하며 기만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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