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96화. 술
이황자는 얼굴이 일그러졌고 황후의 혈색은 새파랗게 변했다.
이에 수녕공주는 어리둥절했다.
“누가 오라버니를 해치려 한 거예요?”
“대황자 말고 또 누가 그런 배짱을 가졌단 말이야?”
황후가 이를 갈며 반문했다.
수녕공주가 말하길 이황자가 쓰러지고 제일 먼저 정자에 도착한 사람은 바로 대황자였다.
대황자는 도착하자마자 호위를 도와 밧줄을 풀었다. 그 뒤 호위가 표창을 날린 자를 찾으려 했지만 찾을 수 없었다.
그 당시 정자에 왔던 다른 사람은 없었다.
황후는 두려워하며 말했다.
“너에게 직접 손을 대지 않아서 다행이구나…….”
그때 이황자는 매달려 있었으니 반격할 힘이 전혀 없었다.
대황자가 정말 그의 목숨을 노렸다면 이황자는 반드시 죽었을 것이다. 그러나 대황자는 천성이 신중한 사람이었다.
어떤 이유든 이황자가 정국공부에서 죽게 되면 정국공부가 책임을 면치 못하게 될 것이다.
이황자가 죽임을 당하고 정국공부의 사람들이 감옥에 들어간다면, 동향후 일행은 반드시 정국공부 사람들을 구하려 할 것이다.
그래서 대국을 위해 대황자는 눈 뜨고 좋은 기회를 날릴 수밖에 없었던 것이다. 그저 이황자에게 경고만 날린 셈이다.
밧줄은 표창으로 잘렸지만 마침 수녕공주가 칼을 들고 있었으니…… 상황에 맞춰 꾸민 것이다.
황후는 화가 조금 가라앉은 상태로 수녕공주에게 말했다.
“하루 빨리 남안군왕에 대한 마음은 접거라.”
“어마마마! 남안군왕이 오라버니를 그렇게 대하고 나서 이미 마음은 접었어요!”
수녕공주가 대답하자 황후가 손사래를 쳤다.
“그럼 물러나거라.”
궁녀가 수녕공주를 일으켜 세웠다.
* * *
봉양궁으로 돌아가자 궁녀가 물었다.
“정말 남안군왕에 대한 마음을 접으셨습니까?”
“내가 죽지 않는 한 그런 일은 없어.”
“…….”
궁녀는 한숨을 쉬었다. 그녀는 공주가 황후를 속였다는 것을 알고 있었다.
공주가 사람들 앞에서 뱉은 말은 좋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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