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34화
야종(野種): 사생아
외출했다 돌아온 기령은 얼이 빠진 얼굴로 주아와 놀고 있는 동생을 보았다.
‘이 녀석이 어쩐 일로 도망을 안 가고, 얌전하게 우리 딸과 놀아주고 있지?’
일단 기령은 어머니에게 가서 외출해서 알아본 것에 대해서 말했다.
“옆집에 아직 세는 안 들어왔어요. 그런데 집주인이 집을 팔고 싶어 해서 세를 놓고 싶어 하지 않네요.”
기 부인이 대답했다.
“집주인에게 세가 좀 비싸도 된다고, 다시 잘 이야기를 해 보아라. 세를 어서 찾지 않으면 늦을 것 같구나.”
기령이 고개를 끄덕였다.
“그럼 내일 다시 집주인과 이야기를 해보겠습니다.”
넓지 않은 집인 데다 명미의 방도 근처에 있어, 청력이 좋은 명미가 그들의 대화를 못 들었을 리가 없었다. 그들의 대화를 듣고 어떤 상황인지 알게 된 명미는 다복이를 불렀다.
“다복아, 가서 큰 오라버니를 모셔올래?”
돌아가던 기령이 다복이의 말에 명미를 찾아왔다.
“무슨 일이니, 명현아?”
명미가 창가로 다가가 그에게 말했다.
“오라버니, 세를 얻으실 생각이신가요? 어디에 쓰시려고요?”
그녀와 함께 도성으로 오며, 자신의 사촌 동생이 얼마나 사리에 밝고 솔직한 아이인지를 알게 된 기령은 솔직하게 말했다.
“곧 동녕에서 출발한 네 아랫사람들이 도착하지 않겠느냐. 지금 집은 좁아 함께 있기 어려우니, 모친께서 옆에 다른 집을 하나 더 빌려 좀 더 넓게 쓰기로 하신 것이다.”
그 말에 명미가 곧장 몸을 돌려 상자를 꺼내곤, 그 속에서 은표를 한 장 집어 들었다.
“하시던 말씀 들었어요, 오라버니. 이걸로 사세요.”
“그건…….”
기령은 받기가 어려웠다.
“거절하지 마세요. 오라버니께서 저 대신 사 주시는 거예요. 사숙부께서 제게 적지 않은 가산을 물려주셨지만, 운경엔 제가 가진 재산이 아무것도 없잖아요. 앞으로 제가 재산을 관리하고 운경에서 살아가려면 사람도 써야 하는데 자기 집이 없으면 그러기 힘드니까요.”
webnovel.com で好きな作者や翻訳者を応援してくださ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