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70화. 공주의 병환
욱근의 손은 강서의 매끈한 등을 어루만지고 있었다. 더할 나위 없이 포근한 아침이었지만, 어딘가 찝찝한 기분을 떨칠 수 없었다.
‘이 일에도 천부적인 재능이 따로 있나? 어찌 화책이 너덜너덜해질 때까지 본 나보다 아서가 더욱 익숙한 것 같지……?’
강서가 부스스한 얼굴로 눈을 뜨고는 욱근을 바라봤다.
“일어나야 할 시간이 되지 않았나요?”
욱근이 머릿속의 잡스러운 생각을 서둘러 떨쳐버렸다. 그는 사랑스러운 눈으로 강서를 바라보며 그녀의 헝클어진 머리카락을 정리해줬다.
“조금 더 눈을 붙이십시오.”
그때, 밖에서 기 마마의 소리가 들려왔다.
“왕야, 왕비마마, 기침하실 시각이옵니다.”
욱근의 미간은 확 찌푸려졌다. 그는 당장이라도 목소리의 주인을 쫓아내버리고 싶었다.
욱근의 충동적인 마음을 알아차린 강서가 재빠르게 손을 뻗어 그의 팔을 붙잡았다.
“황궁에 문안 인사를 드리러 가야 하니, 서둘러 채비하는 것이 좋겠습니다.”
황궁 밖에 왕부를 차린 황자는 혼인을 하면, 다음 날 아침, 부부가 함께 입궁하여 황실의 어른들에게 조간 찻상을 올리며 문안 인사를 드려야 했다. 황제와 모비가 신혼부부를 만나기 위해 출궁할 수는 없는 노릇이었기에 만들어진 황실의 오랜 전통이었다.
“들어오거라.”
강서가 차분히 옷매무새를 정리하고는 입을 열었다.
곧 방문이 열렸고, 기 마마를 따라 시녀 몇몇이 줄지어 들어왔다.
기 마마는 여전히 방 안에 감도는 농밀한 공기 때문에 자신도 모르게 눈살이 찌푸려졌다.
‘신혼 초야부터 대체 얼마나 야단법석을 떤 거야…… 철이 없어도 너무 없군!’
시선을 강서에게로 옮긴 기 마마의 입에서 이내 낮은 탄식이 흘러나왔다.
‘저런 미모의 왕비를 곁에 두었으니, 참아낼 도리가 있나…….’
‘아냐, 그래도 왕야를 자제시켜야지. 왕야께서 나를 싫어하시게 된다 해도 어쩔 수 없지. 그게 내 본분이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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