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5화. 심허봉의 결단
“아버지. 소소는 이제 막 정신을 차렸습니다. 그런데 이렇게 부담을 주면 힘들어할 겁니다. 다른 아이들에게 소소를 돕게 하는 건 어떨까요? 소소에게 능력을 기를 시간을 주는 것이 좋을 것 같습니다.”
심윤이 바로 말을 덧붙였다. 그와 심단은 사이가 좋지 않았지만, 지금은 같은 마음이었다.
심소담은 주작의 부속품일 뿐이고, 본인의 능력은 참혹할 만큼 전혀 없었다. 이건 그들에게는 좋은 일이었다. 주작을 얻지는 못했지만 그들의 아이들이 주작세가의 계승자가 될 기회가 생길 수도 있었다. 그들의 자식들이 능력만 강하다면 다른 가문의 가주들과 대항할 수 있을 터였다. 그렇게만 된다면 심소담은 주작을 보호하고 있다가 주작에게 다른 집안의 신수들을 물리치게 하면 되었다.
말하자면, 심소담은 주작의 주인이라기보다는 주작을 담고 있는 그릇 같은 존재였다.
폐물은 폐물일 뿐이었다. 주작을 얻었다고 해도 어쩌겠는가? 본인의 능력이 저렇게 부족하니, 가주 자리와는 어울리지 않았다.
심소담은 한쪽에서 조용히 듣고만 있었다. 두 사람은 그녀를 위하는 척 말했지만, 그녀는 속으로 냉소를 지을 수밖에 없었다.
‘참 인자하시기도 하지! 그들이 속으로 무슨 생각을 하는지 못 알아차린다면, 내가 전생을 헛살았던 거겠지.’
그들은 심소담을 주작세가의 꼭두각시로 세우고 자기 자식들을 가주로 세우려는 속셈이었다.
그들이 이렇게 함부로 할 수 있는 건, 심소담이 다른 집안의 가주들과는 상대가 되지 않을 만큼 능력이 부족하기 때문이었다. 그리고 심소담의 부모가 모두 사망하여 그녀를 뒷받침해 줄 사람이 아무도 없는 탓도 있었다.
‘지금 날 물로 보고 무시하는 건가? ’
심소담은 심윤과 심단의 의도를 마음에 새기며 조만간 그들에게 갚아 주리라고 생각했다.
모두 심허봉의 결정을 기다렸다. 심단과 심윤은 긴장했다. 하지만 그들은 아버지와 심소담이 친하지 않다는 걸 알고 있었다. 게다가 그들이 사심을 담아 말한 것이기는 했지만 자신들의 말은 모두 사실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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