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88화. 염려 (1)
위씨의 시간 계산은 아주 정확했다. 위씨가 소매에 푸른 난꽃이 수놓아진 연보라색 배자를 입고 나서 타마계(*墮馬髻: 고대 여인들이 했던 머리 모양 중 하나로, 머리 위에 쪽진 부분이 아래로 떨어질 듯 말 듯하다고 하여 타마계라 이름 붙여짐) 모양으로 머리를 틀어 올리고, 홍보석이 박힌 살구꽃 순금비녀를 꽂자마자, 바로 어린 여종이 급히 방으로 돌아와 고했다.
“측비, 왕야께서 오셨습니다!”
그 말에 방 안에 있던 하인들도 조심스럽게 행동했다. 이내 몸을 일으킨 위씨가 여유롭게 방 밖으로 나가 진남왕을 맞이했다.
“왕야!”
위씨는 진남왕 앞으로 걸어가 공손히 예를 올렸다. 그녀와 진남왕 사이의 간격은 그리 멀지도 가깝지도 않았고, 손만 뻗으면 서로의 손을 잡을 수 있는 딱 좋은 거리였다.
“미아야, 어서 일어나거라.”
진남왕이 웃으면서 위씨를 바라봤다. 위씨는 수년 전 그에게 시집와 딸까지 낳아 줬으며, 예전 모습을 그대로 유지하고 있었다.
그녀는 여전히 처음 만났을 때처럼 다재다능하고, 고결한 품성을 지닌 여인이었다. 게다가 측비가 되었음에도 여전히 옷도 점잖게 입었다.
그리고 지금도 여전히 머리에 그가 처음으로 선물해 줬던 비녀를 꽂고 다녔다.
위씨를 바라보는 진남왕의 눈에 부드러운 애정이 가득 담겼다. 그는 옥처럼 고운 위씨의 손을 잡고 함께 소용옥의 방으로 들어가면서 물었다.
“미아야, 옥이의 병세는 좀 어떠하냐?”
“왕야의 관심과 사랑에 감사드립니다. 옥이는 그새 많이 좋아졌습니다.”
위씨는 얼른 어젯밤 열이 오른 소용옥 때문에 남궁월을 찾아갔던 일부터 시작해, 방금 전 남궁월이 재차 소용옥을 진맥해 준 일까지 하나하나 다 진남왕에게 이야기했다.
진남왕은 처음에 놀란 표정을 지었다가 곧 고개를 끄덕였다.
‘역시 내가 세자비를 잘못 보지 않았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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