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24화. 미묘한 분위기
소혁은 방정맞은 모습으로 남궁월에게 눈짓했다.
‘그럼 난 나쁜 애라는 거야?’
아이처럼 세자비께 떼를 쓰는 세자의 모습은 차마 눈뜨고 보기가 어려울 지경이었다. 곧 작아와 화미 모두 작은 얼굴을 붉히고 조용히 밖으로 나갔다.
‘어휴, 왜 저러시나 몰라.’
남궁월은 여종들의 반응을 느끼곤, 조금 부끄럽고도 화가 나 퉁명스럽게 말했다.
“내가 어찌 알아요?”
소혁이 눈썹을 살짝 치켜세우더니 나한상에서 일어나 남궁월 옆으로 더 가까이 엉덩이를 붙이고 앉았다.
그러고는 횃불처럼 밝은 아름다운 두 눈을 깜빡이지도 않고 남궁월을 빤히 바라보며, 가느다란 손가락으로 그녀의 매끄러운 뺨을 부드럽게 어루만지면서 말했다.
“정말 몰라?”
소혁의 손가락이 닿은 곳마다 뜨거워졌다.
남궁월은 부끄러워서 얼굴을 붉히고 얼른 시선을 피했다.
“왜 말이 없어?”
소혁의 목소리에서 장난기가 물씬 느껴졌다. 이내 소혁이 봄 햇살처럼 눈부시게 웃었다.
남궁월의 작은 얼굴이 더욱 빨갛게 물들었다.
그녀의 결점 없는 뽀얀 피부엔 연지처럼 은은한 붉은빛이 돌았고, 윤기 나는 입술은 당장이라도 이슬을 똑똑 떨어뜨릴 것 같은 여린 장미꽃잎 같았으며, 반쯤 내리깐 눈을 덮은 채 파르르 떨고 있는 긴 속눈썹은 마치 나비의 날개처럼 아름답기만 했다. 그 모습에 소혁은 마음이 절로 두근거렸다.
소혁은 남궁월을 보다가 제 심장이 한 박자 더 빠르게 뛰자, 결국 참지 못하고 그녀를 끌어안았다. 그러고는 그녀의 귀 뒤에서 나는 향기를 맡으며 속으로 말했다.
‘왜 이렇게 시간이 더디게 가는 거야!’
그는 금방 팔을 풀어 남궁월을 놓아준 후, 몸을 일으키며 조금 경직된 목소리로 말했다.
“바깥서재에 좀 다녀올게. 무은족이랑 유랑민 문제는 최대한 빨리 해결하는 편이 좋으니까…….”
귓가에 느껴지던 뜨거운 열기가 사라지자, 남궁월도 숨을 몇 번 고르고 몸을 일으켜 방문 앞까지 나가 소혁을 배웅해 주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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