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15화. 세자비가 내리는 상 (1)
두 자매 사이의 쟁론은 곧바로 주변에 있던 몇몇 규수들의 관심을 끌게 되었다. 소비의 왼쪽에 있던 규수가 참지 못하고 끼어들어 말했다.
“교 소저, 전 오히려 소 큰소저의 말이 더 일리가 있다고 봅니다. 자고로 혼사는 부모의 명을 중히 여겨야 하며, 혼인하는 남녀의 집안도 서로 엇비슷해야 한다고 했습니다. 자식들 중 하나라도 부모의 명을 거역하면, 부모의 체면이 뭐가 되겠습니까?”
그러자 다른 규수도 숙연한 표정으로 말했다.
“맞는 말씀입니다. 육씨가 끝까지 정조를 지킨 건 대대로 칭송할 만한 미덕이기는 하나, 백 가지 선행 중 효도가 제일이라 하였으니 불효는 대죄라고 볼 수 있어요. 그래도 나중엔 가난해진 부모를 도운데다 열부가 되었죠. 육씨의 처음 행동은 옳다고 할 수 없지만, 훗날에는 그간의 잘못을 뉘우쳤기에 그렇게 행동할 수 있었다고 봅니다.”
평소 그녀들은 연극을 볼 때 단순히 연극에 나오는 인물들이 파란만장한 인생을 겪는 것에 감동받고, 인생에 여러 가지 희비가 있다는 것에 감탄하기만 했지, 현실을 연극과 연결해서 생각해 본 적은 없었다.
그런데 지금 자세히 따져보니, 꽤 많은 규수들이 이런 희곡들을 엉터리라고 생각하고 있었다. 그 유명한 <서상기(西廂記)>, <장두마상(墻頭馬上)> 도 금지옥엽으로 자란 여인이 몰래 사랑을 주고받는 이야기를 다루고 있었다.
남강의 민풍(民風)이 개방적이기는 해도, 실제로는 여인들이 남몰래 사내와 사사로이 정을 통하는 걸 수용하지 못하고 있었다. 게다가 규율이 엄격한 관저에서는 탕약까지 써서 그런 행실을 한 여인이 세상을 떠나게끔 했는데, 그렇게 한다고 해서 조금도 이상한 일로 치부되지 않았다.
규수들은 흥분해서 이야기를 하다 보니 자기들도 모르게 목청이 커졌고, 이내 회랑 근처에 앉아 있던 몇몇 부인들도 그녀들에게 저절로 시선이 갔다.
교 큰부인이 남궁월을 보고 웃으면서 물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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