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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40화. 징벌

840화. 징벌

“큰아가씨.”

도요가 옆에서 이번 달 장부를 보고 있다가 식식거리면서 말했다.

“여기도 좀 보세요. 세상에 낙월성에서 파는 향 한 갑이 은자 두 냥이나 된다고 적혀 있어요! 황도에서 파는 향도 이 정도로 비싸지는 않다고요! 그리고 여기 적힌 과일절임도 그래요. 소인은 아가씨께서 매일 매끼마다 과일절임을 드시는 줄 몰랐네요…….”

도요는 남강에서 평소 소비의 시중드는 일을 담당하고 있었고, 월벽거의 관리나 장부 같은 건 정 어멈이 담당하고 있었다.

소비가 장부를 보지 않으니, 도요 역시 장부에 관심이 없었다. 아니, 어쩌면 장부와 접촉할 기회가 없었다고 할 수도 있었다.

도요 같은 여종들은 장부를 봐도 다른 건 못 알아보지만, 아가씨 또래가 자주 구입 할 만한 물품의 가격 정도는 잘 알고 있었다.

도요는 생각할수록 너무 화가 났다.

도요는 지금까지 정 어멈이 온화하고 선량한 사람인 줄 알았고, 정 어멈도 사근사근한 태도로 도요를 잘 챙겨 주곤 했었다.

그런데 열 길 물속은 알아도 한 길 사람 속은 모른다더니, 정 어멈은 간이 부어도 단단히 부어 있었다.

정 어멈은 왕부의 가생자(*家生子: 노비가 낳은 자식)였다. 그런데 감히 큰아가씨의 은자에 손을 댈 생각을 하다니. 자고로 사람은 재물 때문에 목숨을 잃고, 새는 먹이 때문에 죽는다고 했거늘, 정 어멈은 정말 죽고 싶어 환장한 사람 같았다.

그때, 갑자기 도요는 어떤 사건이 떠올랐다.

2년 전, 정 어멈의 딸 류소(流蘇)가 주인께서 은혜를 베풀어 주신 덕에 왕부 바깥에 나가 살 수 있게 되었다.

나중에 들어보니 나름 좋은 가문에 시집도 갔다고 했다. 그 당시 류소가 시댁에서 받은 예물에 대해 왕부 안 하인들은 며칠 내내 여러 이야기를 떠들어댔고, 대부분 정 어멈이 딸에게 좋은 신랑감을 찾아 준 걸 부러워하곤 했었다.

나중에 류소가 두둑한 혼수품을 가지고 시집을 갈 때, 정 어멈은 입버릇처럼 이런 말을 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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