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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22화. 차를 올리다 (1)

822화. 차를 올리다 (1)

천중원으로 가는 동안 소비는 때때로 남궁월에게 왕부의 이곳저곳을 소개해 주었다.

평소에는 과묵하고 썰렁한 분위기를 내보이던 소비가 이렇게나 열정적인 모습을 보이자, 라 어멈은 이제는 오늘 해가 서쪽에서 떴는지 의심하고 있었다.

천중원은 왕부의 중앙 뜰에 자리한 곳으로, 왕야와 소방 씨가 거주하는 거처였다. 중문에서 돌판길을 따라 앞으로 쭉 걷다가 안쪽에 있는 의문(*儀門: 대문 안에 있는 두 번째 문) 하나를 지나면 바로 중앙 뜰이 나왔다.

양 옆에는 각각 한 줄로 쭉 이어진 곁채들과 이방(*耳房: 본채 양쪽에 있는 작은 방)이 있었고, 처마를 넘어갈 정도 높이인데다 나뭇잎이 빽빽하게 자라있는 커다란 나무가 하나 보였다.

그리고 정면에는 웅장한 분위기가 흐르는 넓게 탁 트인 대청이 있었다. 일자로 정렬된 붉은색 문들이 활짝 열려 있어, 정당의 현판에 ‘복서당(福瑞堂)’이라고 쓰여있는 것이 바로 보였다.

그 글자는 용과 봉황이 춤을 추며 날아가는 것처럼 호기스러우면서도 힘이 어려 있었다.

가마를 든 어멈들은 남궁월과 소비를 복서당 앞까지 데려다준 뒤에야 가마를 내렸다.

소혁은 얼른 앞으로 나가 정성스럽게 남궁월을 부축해 가마에서 내려 주었다. 옆에 있던 라 어멈과 아낙들은 세자가 이토록 여인을 끔찍이 위하는 모습을 처음 봤는지라 경이로울 지경이었다.

소혁은 원래도 남들의 시선을 의식하지 않는 사람이었기에, 다정하게 남궁월의 손을 잡고 정당으로 들어섰다.

소비는 그런 두 사람의 모습에 익숙해져서, 담담한 표정으로 그 뒤를 따라갔다.

‘어차피 오라버니도 새언니 옆에 며칠 못 붙어 있을 거야. 앞으로 공무 때문에 바쁠 테니까. 그럼 낮에도 나랑 새언니는 같이 금기서화를 즐기고 담소를 나눌 수 있겠지?’

그리 생각한 소비는 마침내 기운이 났고, 발걸음도 자못 경쾌하게 바뀌었다.

정당 안은 사람들로 거의 꽉 차 있었다. 가문의 주인들이 다 집합해있는 것 같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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