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23화. 모욕당하다 (2)
굴수의가 웃으면서 말했다.
“합서에서 지냈을 당시, 저와 간 형은 같은 서원을 다니는 사이였습니다. 그런데 오늘 천 리 넘게 떨어진 황도에서 이리 다시 만나게 되다니, 그야말로 타향에서 옛 친우를 만난 것 같습니다.”
그렇게 말한 굴수의가 간윤선을 쳐다보며 눈살을 찌푸리고 말했다.
“간 형, 표정이 왜 그러오? 설마 몇 년 못 봤다고, 내가 낯설게 느껴지는 거요?”
“그럴 리가 있겠소?”
간윤선은 입꼬리를 끌어 올리며 고의가 아니었다는 듯이 말했다.
“그저 너무 놀란 것뿐이오. 굴 형은 그동안 참 많이 변한 것 같군.”
“하긴, 내가 키가 좀 많이 크긴 했소.”
굴수의가 활달하게 큰 소리로 웃으면서 말했다.
“간 형, 우리 오랜만에 만났는데, 그동안의 회포를 좀 풀어야 하는 것 아니오?”
“굴…… 형 말이 맞소.”
간윤선은 천천히 고개를 끄덕인 뒤 다시 말했다.
“굴 형도 원 공자를 알고 있을 줄은 몰랐소. 대유 땅이 참으로 좁은 모양이오.”
그러자 원영백이 생글생글 웃으면서 말했다.
“며칠 전 평요원에 갔다가 친우를 만났는데, 그때 굴 형을 알게 되었습니다. 우린 처음 만난 사이인데도 옛 친우를 만난 것처럼 마음이 잘 맞았지요.
특히 굴 형의 주량은 어마어마하더군요. 농담 좀 보태 천 잔을 마셔도 끄떡없어서 진심으로 탄복했지 뭡니까. 그동안 전연혁이 자기 주량이 제일 세다며 자랑했었는데, 이번 기회에 굴 형을 데려가서 전연혁이 한탄하는 모습을 꼭 볼 생각입니다!”
간윤선은 입꼬리에 걸린 미소를 최대한 유지하려고 노력했다. 하지만 정신은 이미 다른 데에 가있었다.
모두들 또 한 차례 인사치레 말을 몇 마디 나누었다. 그때, 다시 여종이 들어와 제왕부와 장(章) 대학사부(大學士府)의 마차가 골목까지 도착했다고 보고했다.
간윤선은 운성 장공주을 비롯한 공주부 사람들이 손님을 맞이해야 한다는 걸 알고, 눈치껏 제일 먼저 작별인사를 고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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