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59화. 약한 척 (1)
황후의 눈에 복잡한 기색이 스쳐지나갔다. 이내 황후는 빠르게 황제를 힐끔 쳐다보다가 다시 원래의 표정으로 돌아왔다.
“이번 일은 참으로 괘씸하기 짝이 없소.”
황제가 말했다.
“솔직히 말해 짐은 소방 씨가 혁이의 재산을 얼마나 강제로 빼앗아갔는지도 모르오. 만약 개원당포 하나만 빼앗았다면 그나마 다행이지만, 만약…….”
황제는 갑자기 말을 하다 말고 잠시 침음하고는, 다시 입을 열어 의미심장한 말을 꺼냈다.
“그리고 아까 왕경의 보고 중 이해가 가지 않는 부분이 있었소.”
황후가 조금 놀란 표정으로 물었다.
“무엇이 말입니까?”
황제가 잠시 곰곰이 생각하다가 말했다.
“황후, 사람을 보내 월이를 입궁시키시오. 아무래도 이건 월이에게 직접 물어보는 게 나을 것 같소.”
“예, 알겠습니다, 폐하.”
황후는 더는 묻지 않고 허리를 굽혀 대답한 다음, 이 상궁에게 눈짓을 보냈다. 그러자 이 상궁은 황후의 명을 받들고 곧장 밖으로 나갔다.
걱정거리를 털어놓은 황제는 점점 마음이 편해져서 미소를 머금고 말했다.
“황후, 어제 짐이 어서방에 갔다가 마침 류 태부가 번이와 청이와 흔이에게 ‘하이치국(*何以治國: 어떻게 나라를 다스리는가)’을 주제로 책론(策論)을 써 보라고 하는 말을 들었소.”
황제가 말하는 청이는 은국공부의 장명청으로, 5황자 한능번의 반독 중 한 명이었다.
황제의 표정이 풀어진 걸 본 황후는 속으로 안도하며 입을 가리고 웃었다.
“신첩도 기억합니다. ‘하이치국’은 저번 춘시의 책론 주제였지요?”
“그렇소. 황후는 역시 기억력도 좋소.”
황제가 고개를 끄덕이며 말했다.
“그래서 짐이 특별히 책론을 살펴봤는데, 번이가 책론을 참 잘 썼소.”
그 말을 하는 황제의 얼굴에 만족스러움이 묻어났다.
5황자 한능번이 쓴 책론에는 여덟 가지 치국 방략이 쓰여 있었다. 균전(均田), 택리(擇吏), 거용(去冗), 절약(節約), 벽토(闢土), 박정(薄征), 통리(通利), 금사(禁奢)가 바로 그것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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