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42화. 유서 (1)
대청 안 분위기가 두 부자의 일화 덕분에 금세 가볍게 바뀌었다. 그러자 초 대위도 마음이 편해져서 어색함이 사라졌다.
남궁월이 그때 무언가 생각이 나서 풍 집사에게 말했다.
“풍 집사, 마을 뒷산에 있는 황무지는 어떻게 처리했느냐?”
풍 집사는 무의식적으로 초 대위 부자를 슬쩍 쳐다봤다. 예전에 우 집사는 초 대위 같은 노병들을 시켜 황무지를 개간하게 했었다. 이내 풍 집사가 조심스럽게 대답했다.
“우선 잠시 보류해 두었습니다.”
남궁월이 잠시 침음하다가 말했다.
“직접 가서 봐야겠다. 안내하거라.”
풍 집사가 대답하기도 전에 초 대위가 먼저 제안하며 말했다.
“세자비, 그렇다면 아람, 아니 아남을 함께 데려가십시오. 아남은 그 일대에 대해 아주 잘 알고 있습니다.”
임자남도 당연히 이의가 없었다. 이제 자신은 왕부의 호위가 되었다. 그러니 이치대로라면 세자비의 곁을 지키는 게 자신의 본분이었다.
그리하여 남궁월은 백훼, 백합, 임자남, 풍 집사를 데리고 함께 뒷산으로 갔다.
* * *
지금은 겨울이라 날씨가 추웠고, 뒷산으로 갈수록 산바람도 더 거세졌다. 백훼와 백합은 남궁월에게 토끼털로 만든 두봉을 걸쳐 주었다.
마을을 지나자 임자남이 앞을 가리키며 말했다.
“세자비, 저 앞이 바로 뒷산 황무지입니다. 예전에는 이미 열 몇 묘 정도 개간을 마쳐 놓은 상태였습니다.”
매서운 산바람이 불어오며 뒷산의 나뭇잎들이 바스락거리는 소리를 냈다.
그때, 임자남이 어딘가에 귀를 기울이는 듯하더니, 무언가를 느낀 것처럼 뒤에 있는 커다란 나무들을 쳐다봤다.
휙-!
순간 예리한 화살 하나가 커다란 나무 위에서 허공을 가르고 전광석화처럼 날아들었다.
백합의 반응은 몹시 빨랐다. 그녀가 허리춤에 차고 있던 채찍을 들고 화살을 옆으로 쳐내자, 화살은 그대로 바닥에 툭 떨어졌다.
휙-! 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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