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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14화. 자선(慈善) (1)



514화. 자선(慈善) (1)

향불을 올린 네 사람은 바로 편전을 나갔다. 부 큰부인은 막 어멈에게 동자승에게 향과 절을 올린 값을 주라고 했다.

그런데 그때 앞쪽에 난 두 길목에서 눈에 익은 인영이 천천히 이쪽으로 걸어오는 모습이 보였다.

한 사람은 늙었고, 한 사람은 젊었다. 늙은 사람은 쉰쯤 되어 보이는 노부인이었는데, 흰 머리칼을 가지런히 정돈해 동그랗게 묶고 있었다. 그리고 몸에는 연한 녹색 배자를 걸치고 있었다.

반면, 젊은 사람은 열네다섯 살쯤 되어 보이는 규수였는데, 벌써 한가을에 접어들었음에도 여전히 얇은 옷을 입고 있었다. 또한 새하얀 치마에는 매화가 은색 실로 수놓아져 있었다.

규수는 노부인을 조심히 부축하며 편전 쪽으로 걸어왔다.

“대장공주마마와 세자비를 뵙습니다!”

두 사람이 영양 대장공주와 남궁월을 향해 공손히 예를 표했다.

“장 노부인, 일어나게.”

영양 대장공주가 태연하게 말했다.

장 노부인과 옆에 있던 규수가 바로 일어났다. 이윽고 장 노부인은 모두에게 그 규수를 소개해 주었다.

“대장공주마마, 이쪽은 제 손녀 이임이라고 합니다……. 이임아, 어서 공주마마께 인사 올리거라.”

그러자 장이임이 앞으로 나와 재차 예를 표했다.

“공주마마께 문안인사 올립니다.”

장이임의 목소리는 애교가 있으면서도 부드러웠다. 하지만 그 소리를 듣고 있던 부운안에겐 마치 목구멍을 쥐어짜며 나오는 소리처럼 들려서, 부운안은 곧 파르르 몸을 떨었다. 그러고는 조용히 남궁월과 눈빛을 교환했다.

영양 대장공주는 대충 장이임을 쓱 살펴봤는데, 특히 장이임의 차림새를 더 눈여겨보았다. 장면지의 아버지인 장 노인이 서거한 지 이미 여러 해가 지난 데다, 장면지와 장 부인 둘 다 잘 살고 있다는 사실을 영양 대장공주가 모르고 있었다면, 아마 장씨 가문에 상이라도 난 줄 알았을 것이다. 순간 영양 대장공주는 눈을 번뜩이며 잠시 깊은 생각에 잠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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