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700화. 어울리는 배필
태양이 서서히 서쪽으로 기울어가기 시작하면서, 금빛 햇살이 얇디얇은 사창(紗窓)을 통과해 동챗방 안으로 떨어졌다.
그 부드러운 빛에 기분이 편해지면서 산뜻해졌다.
잠깐 눈을 붙였던 남궁월은 잠에서 깨어나 따끈따끈한 김이 나는 제비집계란죽을 먹고 있었다. 그리고 소혁은 지금 방 안에 없었다.
백훼는 조용히 안도하며 오늘 오선당에서 발생했던 일에 대해 처음부터 이야기해 주었다.
남궁월은 이씨 주인장과 매자의 이야기에는 크게 관심이 생기지 않았다. 그녀가 신경 쓰이는 건 염습준이 오늘 오선당을 도와주러 그곳에 갔다는 사실이었다.
죽을 먹던 남궁월이 눈썹을 살짝 치켜세웠다. 자연스레 저번에 혼사에 대해 이야기할 때, 소비가 수줍어하면서도 결연하지만 애매모호한 표정으로 그녀에게 했던 말이 떠올랐다.
‘새언니, 석 달 후에는 반드시 다 생각해 놓을게요. 새언니의 마음을 저버리지 않을 거예요.’
남궁월은 들고 있던 숟가락을 내려놓고 생각에 잠겼다.
‘설마 정말로…….’
이때, 갑자기 방 안이 어두워졌다. 남궁월이 무의식적으로 고개를 들어 보니, 붉은색 장포를 입은 소혁이 불꽃 같은 새빨간 목면화(木棉花) 한 다발을 들고 창틀에 위에 나타나 눈부신 웃음을 지어 보이고 있었다.
석양의 잔광을 통해, 남궁월은 그의 뺨에 난 미세한 솜털까지 거의 다 볼 수 있었다. 햇빛을 받은 소혁의 뽀얀 피부는 옥 같은 광택을 내며 맑게 빛났다.
“아혁!”
남궁월이 소혁을 향해 손짓하며 부르자, 소혁이 얼른 목면화를 품에 안은 채 바닥에 착지해 거들먹거리면서 다가왔다.
화미는 그가 커다란 고양이처럼 꼬리를 흔들며 남궁월의 환심을 사기 위해 다가가는 모습을 도저히 똑바로 봐줄 수가 없었다.
“아혁, 염 공자에 대해 이야기 좀 해 줘요.”
남궁월이 단도직입적으로 말했다.
소혁은 잠깐 정신이 멍해졌다가 곧 남궁월이 소비 때문에 염습준에 대해 묻는다는 걸 알아차렸다. 뜻밖의 물음에 그는 하마터면 표정 관리를 제대로 못할 뻔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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