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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70화. 비적(匪賊)



170화. 비적(匪賊)

“그대의 발이…….”

서향이 얼른 대답했다.

“성왕 전하, 저희 아가씨께서 오른쪽 발목을 접질리셨습니다.”

“난 의술에 정통하진 않으나, 타박상 정도는 어느 정도 볼 줄 아오.”

성왕이 무릎을 꿇으며 부드럽게 물었다.

“남궁 큰 소저, 내게 발목을 좀 보여 줄 수 있겠소?”

고운 얼굴이 굳어진 남궁옥은 반사적으로 발목을 치마 속으로 꼭 숨겼다. 이내 묵향이 살짝 높아진 목소리로 말했다.

“성왕 전하, 저희 아가씨는 대갓집 규수십니다. 그런데 어찌 외간 사내에게 맨살을 보일 수 있겠습니까.”

성왕이 깜짝 놀라 다시 몸을 일으켜 미안하다는 듯 공수하며 말했다.

“남궁 큰 소저, 실례를 범하고 말았소. 여기가 대유라는 걸 잊고 장적이라 생각해버렸군.”

그는 솔직담백하고 떳떳하게 말했다. 남궁옥도 잠깐 생각해 보니, 충분히 그럴 수도 있겠다 싶어 살짝 예를 표하고 말했다.

“아닙니다. 성왕 전하의 호의에 감사드립니다. 소녀가 실례했습니다.”

“난 그대의 동생인 요광 현주가 의술에 정통하다고 들었소. 우리는 우선 산 정상에 있는 열미정으로 가야 하오. 거기에 요광 현주가 있으니, 그녀와 만나기만 한다면 아무 문제 없을 거요.”

성왕이 남궁옥을 안심시켰다.

성왕의 입에서 나온 ‘우리’라는 말에, 남궁옥은 어여쁜 얼굴을 살짝 붉히며 고개를 끄덕였다.

“그럼 성왕 전하, 길을 부탁드립니다.”

“자, 그럼 이쪽으로 오시오.”

네 사람은 빠르게 멀어졌다. 하지만 그들 중 그 누구도 어느 가느다란 인영이 커다란 나무 뒤에서 나타나, 의미심장한 눈으로 네 사람의 뒷모습을 보고 있는 걸 전혀 눈치채지 못했다.

* * *

취미산처럼 지금 이 시각의 황도 또한 폭우가 내리고 있었다.

할 일이 없어서 자기 방에 있던 백합은 창밖에 내리는 비를 여유롭게 쳐다보고 있었다.

‘아가씨와 백훼 언니는 비 피할 곳을 찾았을까?’

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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