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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676화. 길을 잃다

1676화. 길을 잃다

남궁월과 소혁의 산책하려는 계획은 완전히 무산되고 말았다.

고모가 선물해 준 그림을 받게 된 소욱은 지금 그림에서 눈을 떼지 못하고, 계속 ‘회회’를 불러대며 소혁의 품 안에서 가만히 있지 않고 몸을 흔들거렸다.

그 움직임에 이길 수 없던 소혁은 소욱을 커다란 서안 위에 올려놓은 다음, 아이 스스로 서안에 엎드려 선물 받은 그림을 구경하게 내버려 두었다.

남궁월이 옆에 놓인 장미목 의자에 앉자, 소혁은 한쪽에서 대기 중인 여종들이 보이지도 않는 듯 정성껏 그녀를 위해 차를 따라 주었다.

“소사야…….”

이내 관어백이 옆에 있는 다른 서안 뒤에 가서 앉더니 소사에게 손짓을 했다.

그러자 소사가 곧장 나뭇가지 몇 개와 비수를 가져와 바쳤다.

관어백은 여유롭게 나뭇가지를 하나하나 구부려보며 확인하더니 그중에서 하나를 골랐다. 그러고는 오른손으로 그 나뭇가지를 잡은 후, 왼손으로 비수를 들어 수피(樹皮)를 깎기 시작했다.

슥, 슥-.

칼날이 수피를 깎고 또 깎았다.

너저분하던 수피가 하나하나씩 떨어지는 광경을 보고 있던 소혁이 생각에 잠긴 것처럼 눈을 가늘게 떴다가 갑자기 눈썹을 치켜세우며 물었다.

“소백아, 너 지금 활을 만드는 거야?”

소혁의 표정은 확신에 차 있었다.

예전에 소혁도 직접 활을 만들어 본 적이 있었다. 어린 시절 그의 조부가 손으로 하나하나 깎으면서 활 만드는 법을 가르쳐 주었었다.

소혁은 관어백이 고른 나뭇가지의 굵기와 길이로 보아, 조그만 소궁(小弓)을 만들 셈인 것 같다고 추측했다.

누구를 위해 만드는 것인지는 굳이 말하지 않아도 알 수 있었다.

소혁이 손가락을 펼쳐 소욱의 이마를 한 대 톡 치고 놀리듯이 말했다.

“요놈은 팔자가 아주 좋다니까!”

남궁월도 그 말에는 동의하지 않을 수가 없었다. 안 그래도 어제 아버지가 선물해 준 망아지를 받았는데, 오늘은 또 의부가 직접 그를 위해 소궁을 만들어 주고 있으니, 사냥에 필요한 장비들을 다 갖추게 된 셈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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