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665화. 십 년 만에 이룬 숙원
가라앉은 표정의 황후가 왕 태의를 보고 직접적으로 말했다.
“왕 태의, 내게 했던 말을 황후와 저들에게도 말해 주거라!”
“예, 태후마마.”
왕 태의가 소매로 땀을 닦고 떨리는 마음으로 말했다.
“폐하께서는 생전에 오화고를 복용하셨습니다…….”
오화고는 대유 황실이 비밀에 부쳐온 것으로, 그 약에 대해 아는 사람은 극소수에 불과했다.
정동양과 대신들은 오화고에 대해서는 금시초문이라 다들 무지한 표정을 지었다. 그러나 태후와 황후 둘 다 그 오화고라는 것을 알고 있음을 민감하게 알아챘다.
이윽고 태후가 심호흡을 하고 다시 왕 태의에게 물었다.
“말해 보거라. 황상이 복용한 오화고의 출처가 어디냐? 태의원에 기록이 남아 있느냐?”
‘폐하께서 오화고를 복용하셨다고?’
장락궁은 또 다시 침묵에 잠겼다. 주위는 호흡소리와 심장 뛰는 소리마저 다 들릴 정도로 고요했다.
자단목 태사의에 앉아 있던 황후는 저도 모르게 주먹을 꽉 쥐었다. 순식간에 낯빛이 가라앉은 황후는 마음이 조금 복잡해 보였다.
태후의 위압감에 왕 태의는 재차 이마에 맺힌 땀을 닦아냈다.
오화고에 대한 태의들의 견해는 각자 다 달랐다. 누구는 오화고를 복용한 태자를 예로 들며 오화고가 영약이라고 말했고, 또 다른 누구는 오화고의 중독성을 보면 약이 아니라 독약에 가깝다고 했다.
황제가 빈천했던 그 날, 왕 태의는 황제의 시신을 살필 때 황제의 침에서 오화고 냄새를 맡았지만, 순간적으로 망설여져서 끝내 오화고 이야기는 꺼내지 않았었다.
어쨌거나 오화고는 황제의 사인과 무관했기 때문이다.
거기다 황제가 백월이 헌상한 약을 복용했다는 이야기가 바깥으로 퍼지면, 황제의 평판만 나빠질 테니 섣불리 입에 담을 수 없었다.
일을 하나 더 늘리는 것보단 하나라도 더 줄이는 게 낫다는 원칙을 가지고 있는 오 태의는 이런 이유로 처음엔 이야기하지 않았지만, 나중에 태후가 그를 찾아 하문하자 그제야 오화고 이야기를 전부 털어놓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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