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644화. 소생 (1)
창가 앞에 앉아 있던 그녀는 손에 든 약방문들을 한참 동안 쳐다보면서 고치고 또 고쳤다.
그녀는 이미 여러모로 궁리하며 약방문을 두세 장 쓰고, 약성을 조금 가볍게 바꿔 보려고 했다. 그러나 한편으로는 관어백의 체내에 시독이 너무 깊이 침투한 상태라, 약성을 가볍게 바꿨다가 오히려 일을 망칠까 봐 우려되기도 했다.
전생에서 관어백은 한창나이에 세상을 떠났었다. 이번 생에서는 절대로 그가 똑같은 전철을 밟게 할 수 없었다.
‘만약 안일후가 또 전생과 같은 전철을 밟게 된다면, 그건 하늘이 공평하지 않다는 뜻일 거야.’
남궁월은 눈시울이 조금 따가워졌다. 눈앞에 전생에서 있었던 많은 일이 스쳐 지나갔다.
왼손을 들어 미간을 꾹꾹 누르던 그녀는 갑자기 붓을 쥐고 있던 오른손이 텅 빈 것 같았다.
어느새 그녀 옆으로 다가온 소혁이 빤히 그녀를 보고 있었다. 왼손으로 남궁월이 들고 있었던 황모필을 뺏어 든 그가 약방문들을 살펴봤다.
그는 약방문을 봐도 이해할 수 없었고, 약재와 약성에 대해서도 몰랐다. 그러나 남궁월이 방금 썼던 이 약방문들이 수차례 고친 것이며, 약의 용량을 적은 숫자들만 전부 고친 거라는 것을 알아봤다.
‘아월이 약방문의 약성을 가볍게 바꾸려고 하는구나.’
소혁은 돌연 어제 남궁월이 약방문의 약성이 강하다고 했던 말이 떠올라서 곰곰이 생각했다.
소혁의 도화안이 예리한 빛으로 번쩍였다. 소혁이 그녀를 보며 단호하게 말했다.
“아월, 처음에 썼던 그 약방문으로 해.”
그는 비록 약방문에 필요한 약재가 하나 부족할지라도 관어백은 괜찮을 거라고 굳게 믿었다.
“소백이는 괜찮을 거야!”
소혁이 남궁월의 한쪽 손을 끌어와 잡더니 미소를 머금으며 그녀를 보았다.
“소백이는 아직 할 일이 남아있어. 관 부인을 모시고 관 대장군과 만나게 해 줘야 한다고!”
소혁은 알고 있었다.
‘소백이도 내 입장이었다면, 나랑 똑같은 선택을 했을 거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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