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610화. 황태자 자리를 둔 경쟁 (2)
감정을 갈무리한 남궁흔이 쓴웃음을 지으면서 말했다.
“왕야, 폐하께서는 저를 보내 주지 않으실 겁니다. 폐하께서 저를 황도에 남겨 두셨던 것도 일종의 견제인 셈이었습니다…….”
그게 아니었다면, 그는 반독 자리에서 폐해져 공명이 없어졌으니, 황도를 떠나 강남으로 가서 가족들과 함께 지낼 수 있었을 것이었다.
한능번은 대꾸할 말이 없었다. 그는 잠시 생각하다가 마음이 착잡해지면서 표정이 더 가라앉았다.
그때 남궁흔의 의미심장한 말소리가 들렸다.
“왕야, 사실 전 이번에 폐하께서 번왕을 삭탈하겠다고 내린 결정이, 왕야 께는 결코 나쁜 일이 아닐 수도 있다는 생각이 듭니다.”
한능번의 의혹 어린 눈빛을 마주 본 남궁흔이 빠르지도 느리지도 않은 적절한 속도로 계속 이어서 말했다.
“왕야, 진남왕부에 호의를 보이실 생각은 없으십니까? 아까 왕야께서 말씀하신 것처럼, 폐하께서 번왕을 삭탈하겠다고 결정하셨다는 사실을 최대한 속히 진남왕부에 알리시는 겁니다…….”
거기까지 말한 남궁흔이 깊은 눈으로 한능번을 응시했다.
비록 하고 싶은 말의 절반밖에 하지 않았지만, 남궁흔은 진남왕부가 이번 싸움에서 패하지 않으리라 확신했다.
소혁은 패기롭고 은원을 분명히 하는 사람이었다. 그러니 훗날 한능번의 이번 호의를 잊지 않을 것이었다.
진남왕부의 지지를 얻게 된다면, 한능번도 반드시 앞에 놓은 이번 난관을 넘을 수 있을 게 분명했다.
‘진남왕부에 호의를 보이라고?’
한능번의 눈빛이 살짝 흔들렸다. 그는 생각에 잠긴 얼굴로 남궁흔을 쳐다보며 놀란 기색을 감추지 못했다.
영리한 한능번은 그의 말뜻을 바로 알아들었다.
그건 이번 싸움에서 남강군이 반드시 이긴다는 뜻이었다. 한능번이 남궁흔을 잘 알고 있었다. 그는 결코 아무 말이나 하는 사람이 아니었다.
‘만약 남강군이 정말로 승리한다면, 진남왕부는 그 빌미로 계속 북상하려나?’
한능번의 입술이 파르르 떨려 왔다. 생각할수록 간담이 떨리고 머리가 혼란스러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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