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599화. 고의
소비는 아까 장 부인이 했던 말을 다시 곰곰이 떠올려봤다가 말했다.
“새언니, 제가 선당을 차리려고 여러 곳을 보며 집을 구했던 것처럼, 관 선생도 성안에서 집을 구할 때 한 곳만 보지는 않았을 거예요…….”
관금운이 그녀조차도 분명히 잘 모르는 곳에 계속 숨어 있을 리가 없었다. 그렇다면 집을 구할 때를 기회를 삼아, 낙월성 곳곳을 돌아다녔을 것이라는 가정도 말이 안 되지는 않았다.
‘하지만 그렇게나 신중한 관 선생이 우리가 중개인을 찾아가 물어볼 것이란 예상을 하지 못했을 리도 없어…….’
골똘히 생각하던 소비는 남궁월이 백훼에게 분부하는 소리를 들었다.
“백훼야, 주 집사에게 가서 중개인을 불러오라고 전해. 그리고 그 중개인을 데리고 관금운이 돌아다녔던 곳들을 다 수색하라고 해. 그때 지나갔던 객잔과 빈집들도 다 포함해서.”
그 말에 순간 소비의 눈이 반짝 빛났다. 백훼는 웃으면서 명을 받들고 급히 방을 나섰다.
손님을 보내고 나자 벽소당은 조용해졌다.
* * *
그에 비해 성안은 다시금 소란스러워졌다.
순성위 부대는 거리와 골목을 돌아다니며 수색을 이어가면서, 성안 어딘가에 여전히 백월 세작이 잠입해 있다는 걸 알리고 다녔다.
우르르르-!
이때, 또 다른 순성위 부대 하나가 말을 타고 어느 거리를 쌩쌩 달리고 있었다.
그 거리에서 멀리 떨어지지 않은 곳에 있던 어느 가냘픈 체형의 사내가 앞으로 가던 방향을 서둘러 바꿔 오른쪽으로 꺾더니, 그 옆에 있던 다구 점포로 들어가 거친 목소리로 말했다.
“주인장, 다구 한 벌 좀 살까 해서 왔소만.”
그러자 주인장이 방긋 웃으면서 그를 맞이하고는 점포에서 팔고 있는 각종 다구에 대해 소개해 주었다.
가냘픈 체형의 사내는 손 가는 대로 청유를 칠한 찻잔 하나를 들어 대충 쓱 쳐다보면서, 밖에서 큰소리로 외치며 지나가는 순성위들을 곁눈으로 보고는 마침내 마음을 놓았다.
사내로 변장해서 다행이지, 그렇지 않았더라면 그녀는 순성위들의 주목을 받았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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