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40화. 춘화(春畵) (6)
전연혁의 오른편에 앉아 있던 공자가 갑자기 술상을 탁 내려치며 벌컥 성을 냈다.
“귀운각도 별것 아니군! 어디서 감히 저런 놈이 돌아다니게 두고 있……,”
“이 공자, 취하셨소!”
전연혁은 아랑곳 않고 그의 말을 끊더니, 뒤에서 지키고 있던 측근 호위에게 말했다.
“원무(元武), 어서 이 공자께서 쉬실 수 있도록 모시지 않고 뭐하느냐!”
그는 이 공자가 대꾸할 기회조차 주지 않고 강경하게 말했다. 그러자 원무라 불린 호위가 한 손으로 이 공자를 번쩍 일으키더니, 우악스럽게 데리고 별실을 나갔다.
옆에 있던 다른 공자들은 모두 말이 없었다. 그들은 속으로 이 공자가 정말 보는 눈이 없다고 생각했다. 하필이면 사람들에게 해를 끼치기로 황도에서 유명한 대 악당도 못 알아보다니!
물론 이 공자는 이 자리가 처음이니 소혁을 못 알아보는 건 그러려니 할 수 있었다. 그런데 상대가 누군지도 제대로 모르는 상황에서 멋대로 입을 놀리다니, 참으로 어리석기 짝이 없는 자였다. 앞으로 이 공자는 소혁과 마주치면 최대한 도망가야 할 것이다.
불쌍한 이 공자는 막 황도에 도착하자마자 자신에 대한 나쁜 평판이 돌게 되었으며, 이 귀족 자제들의 모임에서 자신이 쫓겨났다는 사실을 아직 모르고 있었다.
전연혁은 손짓을 해 악사들에게 잠시 연주를 멈추라는 의사를 표한 뒤, 빙긋 웃으며 술잔을 들더니 말했다.
“제가 잘못했으니, 그 벌로 술 석 잔을 마시겠습니다.”
그는 시원스럽게 연거푸 술 석 잔을 마신 뒤, 술잔 밑을 보이며 한 방울도 남지 않았다는 걸 증명했다.
이내 전연혁은 술잔을 술상 위에 올려두고 소혁의 앞까지 성큼성큼 걸어가더니, 잘 아는 사이처럼 그의 어깨를 토닥거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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