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324화. 지금이 기회다
반 시진쯤 더 가다 보니, 이제는 주위에서 아예 새 소리가 들리지 않았다.
독수리 녀석들 때문에 새들이 놀라서 다 도망쳐 버린 것이다. 독수리는 하늘의 제왕일 뿐 아니라 땅에서도 많은 동물의 천적인지라, 주위에 있던 동물들도 모두 숨어 버렸다. 그래서 이제는 이들이 어딜 가도 정적이 흘렀다.
“푸훗!”
남궁월이 갑자기 웃음을 터트렸다. 은방울 구르는 듯한 웃음소리에 소혁이 뒤를 돌아봤다.
소혁은 자신이 남궁월을 잘 안다고 생각했지만, 지금은 대체 왜 웃는지 알 수가 없어 눈썹을 치켜세우고 바라보았다.
의혹에 찬 소혁의 눈빛을 보고, 남궁월이 부드럽게 웃으며 말했다.
“소회와 한우를 데리고 나왔으니, 오늘은 아무 소득이 없이 돌아갈 것 같아서요.”
그녀는 그렇게 말하면서 사방을 돌아보았다. 주변 수십 장이 그저 고요하기만 했다. 소회와 한우에게 놀라서 짐승들이 한동안 이쪽으로 나오지 않을 것 같았다.
아무 생각 없이 뱉은 말에 소혁이 불만스러운 시선을 보냈다.
“내가 아월 널 굶길 것 같아?”
소혁이 ‘날 무시해?’라는 눈빛으로 질책하듯 남궁월을 쳐다봤다.
남궁월은 그 얼굴을 보고 심장이 철렁 내려앉았다. 소혁의 성격상, 아무래도 기마술과 궁술을 한바탕 자랑하려는 듯했다.
역시나 소혁이 이렇게 말을 이었다.
“내가 반 시진 안에 사냥감을 잡을 수 있다면 믿겠어?”
남궁월이 진지한 얼굴로 그에 대한 굳은 믿음을 표하려는 순간, 소혁의 눈썹이 꿈틀하더니 그가 뒤쪽으로 시선을 옮겼다. 곁에 있던 소사도 마찬가지였다.
‘누가 오나?’
남궁월은 그들의 시선을 따라가 보았다. 다급한 말발굽 소리를 들어 보니 누군가가 이쪽으로 달려오는 듯했다.
일행은 다른 사냥터에 있던 사람이겠거니 하고 계속 앞으로 나가려고 했으나, 가까워질수록 말발굽 소리가 지나치게 다급하다는 것이 느껴졌다.
소혁과 관어백, 소사는 그 사람이 자신들을 향해 오고 있다는 걸 느낄 수 있었다.
“아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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