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269화. 자백 (2)
소혁이 소예를 매섭게 노려보았다.
그는 사냥감을 목표로 정하고 주시하는 이리와도 같아, 언제든지 달려들어 자신을 물어뜯을 것만 같았다. 악귀와도 같은 그 기세는 보기만 해도 몸이 벌벌 떨렸다.
‘고 소저라고?’
백훼는 조금 놀라서 눈썹을 치켜세우고 어떤 사람을 떠올렸다.
이내 소혁의 허락을 받은 후 백훼가 소예를 보고 물었다.
“아가씨, 혹시 완계각에서 만났던 그 고 소저를 말씀하시는 것인지요?”
소예가 천천히 고개를 끄덕였다.
백훼는 얼른 그날 완계각에서 있었던 일에 대해 소혁에게 알려 주었다.
사실 그녀도 고 소저가 천식이 발작한 소예를 구해 주었다는 것만 알고 있었지, 그 후로 고 소저가 소예와 어떻게 연락이 닿았는지, 어떻게 소예를 협박해서 이런 짓을 하게 만들었는지에 대해서는 알지 못했다.
소혁은 재차 소예를 쳐다봤다. 당장이라도 소예를 단칼에 베고 싶었지만, 아직 소예에게 물을 것들이 많았다.
크게 심호흡을 한 소혁이 가까스로 침착한 모습을 유지하며 물었다.
“소예, 이 환향은 고 소저가 준 것이냐?”
소혁이 성까지 붙여서 소예를 불렀다. 이미 소예를 누이동생으로 보고 있지 않다는 뜻이었다.
소예가 하얗게 질린 아랫입술을 깨물고 고개를 끄덕였다.
“……고 소저가 제게 환향을 주고 소불당 안에 갖다 놓으라고 했습니다. 이 환향은 새언니의 목숨을 위협하지 않을 거라고 제 앞에서 맹세도 했어요. 그래서 저도…….”
소예도 자신의 변명이 설득력이 없다는 것을 알았다. 그러나 그때는 정말로 다른 선택지가 없었다. 발작했을 때는 진짜로 사는 것보다 죽는 게 나을 정도로 괴로웠고, 자신의 몸을 칼로 난도질하고 싶은 심정이었다.
그런 상황에서 머릿속에 떠오르는 건 오로지 그 약뿐이었다.
매번 약 없이 버텨보려고 시도할 때마다, 매번 자신의 나약함을 증명하는 꼴이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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