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234화. 유혹
노씨가 틈을 노려 입을 가리고, 남궁월과 왕씨에게 소곤소곤 말을 건넸다.
“저 두 아이는 정말 잘 어울리는 한 쌍이네요. 그렇지 않습니까?”
뒤쪽에서 이 말을 들은 주유혜는 눈이 휘둥그레졌다. 어머니가 하는 말을 듣자 배신이라도 당한 듯 실망감이 몰려왔다.
주유혜는 속으로 이를 갈았다. 그녀는 최근 계속 장방에 머무느라, 자기 생각을 어머니와 나누지 않은 것을 다행으로 여겼다.
남궁월은 그저 빙긋 웃을 뿐, 노씨의 말에 답하지 않았다.
왕씨도 침묵을 지켰다. 예전 같았으면 분위기를 좋게 만들려고 했을 테지만, 훈향 사건 이후로 왕씨의 마음은 싸늘하게 식어 버렸다.
주유가의 외숙모인데도 그렇게나 악랄한 짓을 벌일 수 있는 노씨를 보고, 왕씨는 더 이상 겉치레 따위 할 필요를 느끼지 못했다.
노씨에게 예의 같은 걸 차려봤자, 사람을 우습게 볼 뿐이었다.
남궁월과 왕씨가 이렇게나 자신의 체면을 무시할 줄은 몰랐던 노씨의 얼굴이 순간 확 굳어졌다. 그러나 그녀는 아무 일도 없었던 듯, 곧 다시 가식적이나마 웃음을 지었다.
딱딱한 분위기 속에서 주유혜가 애교있는 말투로 물었다.
“저희도 사당에 들어가서 마조께 기도를 드려도 될까요?”
그녀는 최대한 예쁜 미소를 지으며 귀엽게 보이려고 노력했다.
주유혜가 이렇게 말하자, 옆에 있던 주유근도 덧붙였다.
“저도 가고 싶어요.”
마조묘에 한 번 나오기도 쉬운 일이 아니기에, 남궁월은 애초부터 소저들에게도 기도를 올릴 기회를 줄 참이었던지라 웃으며 말했다.
“비아 아가씨, 예아 아가씨, 우리도 같이 가죠.”
그녀도 아혁과 남강군을 위해 축원을 드리고 하루속히 돌아오기를 기도하고 싶었다.
이들은 모두 사당에 들어가 마조에 소원을 빌고 길흉을 점치는 제비를 뽑았지만, 무엇을 빌었는지는 아무도 말하지 않았다.
* * *
이들이 사당에서 나왔을 때는 이미 정오가 다 된 시각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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