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158화. 예지(叡智) (2)
“아니, 왜 막으시는 겁니까?”
대춘이 놀란 듯 목청을 높이고 장씨와 빠르게 눈빛을 교환했다.
소매를 툭툭 정리하는 소혁의 입꼬리가 올라갔다. 그 미소는 복숭아꽃처럼 눈부셨다.
이내 소혁이 천천히 의미심장한 말을 꺼냈다.
“두 분 다 쓸데없이 힘 빼실 것 없소. 아무도 오지 않을 테니까.”
이런 말까지 나오자 장씨도 자신의 정체가 탄로 났음을 깨닫고 벌떡 일어나 도망치려고 했다.
그러나 순간 눈앞에 푸른색 인영이 번쩍하더니, 어느새 소사가 무표정으로 그의 앞에 나타나 은색 비수를 장씨의 목 앞에 대고 있었다.
소사가 담담한 목소리로 말했다.
“후야의 말씀이 아직 끝나지 않았다. 어서 앉아라.”
얼음처럼 차가운 비수가 피부에 닿자, 장씨는 온몸이 뻣뻣하게 굳어 버리고 말았다.
백합은 언제나 소사가 죽은 사람처럼 무표정한 얼굴이라 그다지 호감이 가진 않았지만, 지금만큼은 그가 믿음직하고 마음에 쏙 든다고 인정할 수밖에 없었다.
장씨가 눈알을 데구루루 굴렸다. 이때 대문 쪽이 확 어두워지면서, 어떤 인영이 문 입구에 나타났다.
‘우리 사람일 거다!’
장씨는 속으로 기뻐했다. 그런데 모르는 흑의인이 방으로 들어오자, 장씨의 마음은 금세 다시 무거워졌다.
‘이럴 수가! 소혁을 함정에 빠뜨린 줄 알았더니, 내가 늑대를 내 집으로 끌어들인 건가?’
그럴 수도 있다는 가능성을 떠올리자, 장씨는 간담이 다 서늘해졌다.
방에 들어온 그 흑의인은 바로 소영이었다.
소영의 손에는 여러 방울들을 꿴 줄이 들려 있었다.
소영은 고의로 그 줄을 흔들었다. 방울에서 나는 쟁쟁한 소리가 울리자, 장씨와 대춘의 안색이 더욱 어두워졌다.
이내 소영이 배시시 웃으면서 포권하고 보고했다.
“세자, 이 마을에는 저 두 사람을 제외하고, 여덟 명의 남량인들이 매복하고 있었습니다. 그중 여섯 명은 저와 아암이 죽였고, 나머지 둘은 생포해서 밖에 있는 마당에 던져 놓은 후 아암이 지키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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