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136화. 기인(起因)
이때 다급한 발걸음 소리가 들리더니, 초조한 목소리가 들려왔다.
“주 대인! 두 아이를 발견했습니다…….”
임자남 등 세 호위가 거의 뛰다시피 하면서 그들 쪽으로 오고 있었다.
한 명은 네댓 살 된 여자아이를 품에 안고 있었고, 또 한 명은 일고여덟 살 된 사내아이를 안고 있었다. 두 아이는 양어깨가 힘없이 축 늘어져 있어서 생기가 없어 보였다.
“아남, 어떻게 된 거야?”
백합이 빠른 걸음으로 급히 앞으로 나갔다.
임자남은 팔오금을 펴서 삐쩍 마른 여자아이를 안고 있었는데, 그 여자아이는 그의 어깨에 얼굴을 묻고 있어서 누런빛을 띠는 한쪽 뺨만 보였다.
이내 임자남이 남궁월에게 조리 있게 보고했다.
“세자비, 이 아이들은 저희가 뒤쪽의 어느 집 땅광 안에서 발견한 아이들입니다. 아이들의 부모가 무뢰한들이 오기 전에 땅광 안에 이 아이들을 숨겨두었는지, 물독으로도 땅광 문을 막아 놨었습니다.
하지만 나중에 찬장 하나가 넘어지면서 물독 위로 쓰러졌는지, 그 때문에 아이들이 땅광 안에 갇히게 된 겁니다. 땅광 안에 먹을 게 없으니 사내아이가 제 손목을 베어 누이동생한테 피를 먹이고 있었습니다. 안 그랬다면 아마 이 여자아이는 오늘까지 버티지 못했을 겁니다…….”
하지만 계속 그렇게 피를 먹이면서 오래 버티긴 어려웠다. 남궁월 일행이 하루라도 늦게 찾아왔다면, 아마 이 사내아이는 과다출혈로 죽었을 것이다.
임자남이 진술을 마치자, 바로 남궁월과 다른 사람들의 시선이 호위에게 가로로 안겨 있는 사내아이에게로 향했다.
아이의 왼쪽 손목에는 푸른 손수건이 대충 둘둘 감겨 있었다. 선혈이 다 스며든 손수건은 보기만 해도 몸서리가 쳐졌다.
남궁월은 방문이 열린 어느 방 하나를 손으로 가리키며, 호위들에게 아이들을 데리고 안으로 들어가라고 분부했다.
* * *
방에 있던 시체들을 잠시 밖으로 치운 후, 막수우와 몇몇 호위들이 방 밖을 지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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