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82화. 돌변
결국 원준이 병실 안으로 들어섰다.
영서와 시혁은 잔뜩 긴장한 채, 원준의 말을 기다리고 있었다.
원준이 민우의 상태에 대해 간략하게 묻고는 민우의 옷을 살짝 걷어 올렸다.
“이 자식 병 걸린 거 아닌데? 독에 중독된 거야.”
“뭐?”
영서와 유랑의 안색이 급변했고, 여준의 표정 역시 이상해졌다.
오직 시혁만이 이미 예상을 한 듯 무덤덤한 얼굴이었다.
“독에 중독됐다고? 네가 그걸 어떻게 알아? 그리고, 잘만 있다가 갑자기 왜 독에 중독된 건데?”
영서가 미간을 찌푸리며 원준을 추궁했다.
그러자 원준이 민우의 옷을 다시 잘 내려주며 답했다.
“나도 얘가 어떻게 독에 중독됐는지는 몰라. 그리고 어떤 독약에 중독된 건지도 잘 모르고. 근데 독에 중독된 건 확실해.”
원준의 애매모호한 대답에 영서는 화를 낼 뻔했다.
이윽고 원준은 깊은 추억에 잠긴 듯 천천히 입을 열었다.
“지금 얘랑 증상이 비슷한 사람을 본 적이 있어. 처음엔 계속 열이 펄펄 끓었지. 재미있는 건, 첫날에는 열이 나다가 두 번째 날에는 다시 열이 식는다는 거야. 그리고 셋째 날에 다시 열이 나고 넷째 날에 다시 열이 식어.
이게 반복되다 보니, 몸이 점점 더 허약해지고 정신도 더 약해졌지. 게다가 이렇게 된 원인을 절대 찾아낼 수 없었어. 사람을 놀리는 것처럼 희망을 주다가도 다시 절망을 주는 게 반복되더라고. 근데 이 병에 걸린 사람들 특징이, 몸에 붉은 반점이 있다는 거야.”
원준의 말을 듣고 영서는 황급히 민우의 몸을 살피기 시작했다. 역시나 민우의 몸에 붉은 반점이 있었다. 처음에는 그리 많지 않아 고열을 앓아 생긴 열꽃인 줄 알았지만, 지금 보니 처음보다 훨씬 눈에 띄게 많아졌다.
“누가 어린아이한테 독을 먹인 거죠?”
여준이 미간을 찌푸렸다.
유랑이 눈을 게슴츠레하게 뜨며 생각에 잠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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