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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3화. 도령은 금을 좋아해 (2)

93화. 도령은 금을 좋아해 (2)

“금 도령, 처음 만나는데 이리 큰 선물을 주시다니…….”

묵자는 금은의 얼굴을 뚫어져라 쳐다보았다. 그와 시시덕거릴 시간이 없었다.

“역시 제 물건에 문제가 생긴 모양이군요? 이미 마음의 준비를 하였으니, 말씀하세요.”

“아니라는 데도 어찌 계속 의심하시나요? 제가 금은 전장에서 예탁 사업을 시작한 이후로, 지금까지 한 번도 물건을 잃어버리거나 망가트린 적이 없어요. 다만 묵 형께서 맡기신 물건이 다소 특이해서, 직권이 낮은 창구 점원들이 묵 형의 말에 함부로 대답할 수가 없었나 봐요. 때마침 제가 자리에 있어서, 제게 처리를 부탁한 것이죠. 전장의 규칙대로 처리할 테니, 묵 형께서 긴장하실 필요 없어요. 아무래도 가치가 이십만이 넘는 물건은 보기 드물잖아요.”

금은이 묵자를 향해 손을 내밀었다.

“증빙과 호적 등본 보여주세요.”

또다시 검사를 하겠단다.

거절할 수 없었던 묵자는 서류를 건네며 말했다.

“이렇게까지 복잡하게 할 필요 있나요? 저는 그저 물건이 잘 도착했나 확인하려는 것뿐인데…….”

아무 말 없이 웃음 짓던 금은은 건네받은 서류를 자세히 살펴보았다. 서류를 확인한 그가 이번에는 묵자를 한참 동안 아래위로 훑어보았다.

“묵 형은 여인 차림일 때도 그렇게 생겼나요?”

‘거무칙칙하게 생겼냐는 소리지?’

“그게 신분 확인이랑 무슨 상관이죠?”

묵자는 대답하지 않고 말을 돌렸다.

“그냥 궁금해서요.”

금은이 하하 웃으며 묵자에게 물건을 건네주었다.

“그럼 암호는……?”

오직 원징만 물건을 가져갈 수 있도록, 묵자는 암호를 만들었다. 토씨 하나 틀리지 않고 암호를 말한다면, 수정주를 가지고 갈 수 있다. 다소 위험이 있긴 했지만, 이것이 유일한 방법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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