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2화. 선택
정비는 위왕이 올린 꽃을 다시 한번 본 다음 웃음을 지으며 임씨 모녀에게 말했다.
“점강진. 이 품종은 아무래도 본궁보다는 임 대소저의 머리에 꽂은 게 보기 좋겠네요.”
이것도 위왕이 선택한 규수에게 조금 더 명확하게 뜻을 전달하기 위해 미리 정해 둔 ‘대사’였다. 괜한 착오가 생기는 것을 방지하기 위해서 말이다. 다만 원래 네 사람에게 해야 했을 대사를 한 사람에게 할 수밖에 없었다.
이쯤 되자 아무 생각이 없던 임 씨도 정신이 번쩍 들 수밖에 없었다.
임선의 머리에 꽂힌 꽃과 정비 앞에 놓인 꽃을 번갈아 본 다음, 반쯤 베어 문 떡을 접시에 내려놓았다.
다른 부인들은 입이 쑥 나올 수밖에 없었다.
자기들은 상국연의 진짜 의도를 파악하고 마음을 졸이며 온갖 궁리를 했는데, 임완청은 순전히 먹는 데만 정신이 팔려 있었구나.
복이 있으면 자다가도 떡이 생긴다더니…….
자기 딸이 위왕비가 되길 바라던 대다수 부인들은 질투하지 않을 수 없었다.
하지만 씁쓸한 가운데 흥미진진하다는 생각도 들었다.
위왕비의 자리는 어차피 하나이지만, 오늘 잘하면 황실이 망신을 당하는 구경을 할 수도 있겠는걸?
무수히 많은 눈빛을 느낀 임 씨의 머리에는 한 가지 생각으로 가득했다. 위왕이 우리 선아를? 저 뚱뚱한 놈이 우리 선아랑 혼인하겠다고!?
그럴 순 없지!
임 씨는 두 손으로 탁자를 짚고 벌떡 일어났다.
임선이 자신이 간택되었다는 놀라운 사실에 정신을 차리지 못하고 있다가 어머니가 일어서자 서둘러 따라 일어났다. 그리고 정비를 향해 무릎을 굽혀 예를 표하고 입을 열었다.
“마마, 과찬이십니다. 소녀는 마마의 발뒤꿈치도 따라갈 수 없습니다.”
대놓고 거절하려던 임 씨는 큰딸을 슬쩍 돌아봤다.
임선은 어머니의 눈길을 눈치채지 못한 듯 여전히 흠잡을 데 없는 자세로 서서 입가에는 과하지도 모자라지도 않은 미소를 띠고 있었다.
선아가 이 혼인을 원한다는 말인가!?
임 씨는 순간 멍하여 입을 열 기회를 놓치고 말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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