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9화. 꿈
“일 년 전 황실에서 의원을 구하는 방을 붙였을 때, 그분이 방을 떼고 궁에 들어가는 것을 봤어요.”
임유의 말이 채 끝나기도 전에 그녀의 목에 비수가 겨눠졌다.
“그걸 어떻게?”
두청이 이를 악물고 물었다. 말 한 마디 한 마디에도 서리가 내린 것 같았다.
임유는 눈을 내리깔고 자기 목에 겨눠진 비수를 봤다. 풍성하고 긴 속눈썹이 가늘게 떨렸지만, 입꼬리가 올라가는 건 아까 편히 잡담할 때와 다름없었다.
“나뿐만 아니라 정왕세자도 알아요.”
이 한마디에 두청의 손이 떨리더니 비수가 거두어졌다.
임유가 황실에서 붙인 방을 언급하는 순간, 그가 내린 첫 판단은 그녀가 다시는 이런 사람의 간담을 서늘하게 하는 소리를 하지 못하게 비수로 그녀의 목을 그어야 한다는 것이었다.
하지만 불가능했다.
이렇게 공개적으로 말했다면 이미 준비해 둔 패가 있는 것이다.
임유는 손을 들어 아직 솜털이 서 있는 목덜미를 슬쩍 쓰다듬었다. 이건 사람이 위험에 처했을 때의 본능적인 현상이었다.
앞에 있는 사람이 두청이 아니었다면, 그녀는 이렇게 이야기를 꺼낼 엄두를 내지 못했을 것이다. 다행히 그녀는 두청이 독한 면이 있을 뿐 이성적인 판단이 가능한 걸 알고 있었다.
“어떻게 알았소? 그리고 이제 어떻게 할 생각이오?”
두청은 머리가 터질 것 같았다. 저들이 어르신이 황실에 잠입한 걸 알면서도 덮어 뒀다니, 이건 너무도 상식 밖의 상황이었다.
“미안하지만 그건 말해 줄 수 없어요. 하지만 이걸 어르신께 전해 주세요. 그럼 어쩌면 어르신이 먼저 저를 만나길 원하실 수도 있어요.”
임유는 이렇게 말하며 소매에서 물건을 꺼내어 슬쩍 두청의 앞으로 밀었다.
두청은 그 작은 유리병을 들고 이리저리 살펴보았다.
작고 정교한 유리병은 병을 돌리면 가루와 물이 벽을 따라 천천히 흘러 환상적인 아름다움을 선사했다.
“이건…….”
두청은 보고 또 보더니 물었다.
“독이오?”
임유가 찬찬히 대답했다.
“향료예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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