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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의선처

“온전한 신체와 자유로운 삶은 그녀가 지금껏 그토록 갈망하던 것이었다.” 썩은 내를 풍기던 몸과 가면으로 가려야만 했던 문드러진 얼굴은 더 이상 없었다. 눈을 뜨니, 거울 속엔 꽃다운 열여섯의 아리따운 여인만이 있을 뿐! 상림당가의 서출 둘째 딸 당염원의 몸에서 깨어난 그녀는 이복자매를 대신해 무시무시한 소문들을 달고 다니는 괴물에게 시집을 가게 된다. 하지만, 그곳에는 열두 명의 아내를 배 속에 삼켰다는 끔찍한 괴물은 없었다…. 그저 신비로운 분위기의 아름다운 남자, 설연산장의 장주 사릉고홍만이 있을 뿐이었다. 천성적으로 독을 내뿜어 아무도 곁에 둘 수 없었던 사릉고홍에게, 독을 도리어 약으로 받아들이게 되는 특이한 체질의 당염원은 그토록 기다려 온 유일무이한 존재다. 하나, 전생에서 늙은 괴물에게 노예처럼 부려졌던 당염원은 그저 자유만을 갈구하는데…. 사릉고홍에게서 흘러나오는 독의 기운을 흡수하여 힘을 모아 이곳에서 탈출하고 마리라! 그때까진 그저 얌전히 그의 곁에 있어야만 한다. 그것이 이 세계, 약육강식의 법칙이니까…. 하지만 시간이 흐를수록, 자신에게 더없이 상냥한 사릉고홍에게 마음이 가고 마는데…. 처음으로 사랑이란 감정을 느껴본 당염원의 앞날은 과연 어떻게 될 것인가? 원제: 莊主有毒之神醫仙妻

수천철 · ファンタジ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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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56 Chs

121화. 정의 주문 (1)

121화. 정의 주문 (1)

사릉귀안은 웃음을 머금은 정교한 눈으로 당염원을 바라보았다. 이때 그의 웃음은 평소와 다르게 가볍고 부드러웠다. 그의 뼛속까지 스며든 사혹(邪惑)도 지금만큼은 이 부드러움에 녹아 없어졌다. 그러나 가벼운 말투와 경박한 웃음은 여전했다.

“형수님, 제가 정말 깨끗하고 순수한 형수님의 어린양 같은 성정을 좋아하는 거, 아시죠? 그런데 어쩌죠, 형수님은 어린양이 아니라 검은 늑대였네요.”

당염원의 눈동자가 일렁였다.

사릉귀안은 가볍게 눈을 숙이고 낮게 웃으며 말했다.

“형수님, 행복한 신혼 첫날밤 되세요. 동생은 먼저 물러가겠습니다!”

당염원은 소매 안에서 가볍게 든 손가락을 다시 내려놓고 사릉귀안이 떠나는 모습을 창문 너머로 바라보았다. 그리고 눈을 가볍게 깜빡이며 입술을 오므리고 멍한 얼굴을 했다.

음.

사실 그 지하 제단은 상당히 위험했다.

……벌을 주는 셈 치지, 뭐.

* * *

하늘에 뜬 보름달은 마치 은쟁반처럼 흠잡을 곳 없이 둥글었고, 찬란한 광채를 발했다.

달빛 아래의 연회장에는 붉은 비단과 불기둥, 소리 없는 고요함만이 가득했다. 온몸에 힘이 없어 쓰러진 하객들, 남아 있는 사릉 가문의 장로, 푸른 옷을 입은 시녀들까지 모두가 놀란 얼굴로 눈앞에 벌어진 아수라장을 넋 놓고 바라보았다.

분명 순식간에 벌어진 일인데, 마치 아주 오랜 시간 동안 일어난 것 같은 기분이었다. 검은 옷의 사람들이 사릉고홍을 포위했을 때부터 단 한 명도 남지 않고 죽을 때까지, 짙은 피비린내가 공기 중에 떠다녔고, 붉은 양탄자를 타고 똑똑 떨어지는 핏방울 소리가 듣는 이의 오금을 저리게 만들었다.

사릉고홍은 붉은색 혼례복을 입고, 금련홍옥으로 만든 관을 쓰고 있다. 서리에 젖은 백옥 같은 수려한 외모, 고요하고 소리 없는 눈동자는 사릉회인을 응시하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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