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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의선처

“온전한 신체와 자유로운 삶은 그녀가 지금껏 그토록 갈망하던 것이었다.” 썩은 내를 풍기던 몸과 가면으로 가려야만 했던 문드러진 얼굴은 더 이상 없었다. 눈을 뜨니, 거울 속엔 꽃다운 열여섯의 아리따운 여인만이 있을 뿐! 상림당가의 서출 둘째 딸 당염원의 몸에서 깨어난 그녀는 이복자매를 대신해 무시무시한 소문들을 달고 다니는 괴물에게 시집을 가게 된다. 하지만, 그곳에는 열두 명의 아내를 배 속에 삼켰다는 끔찍한 괴물은 없었다…. 그저 신비로운 분위기의 아름다운 남자, 설연산장의 장주 사릉고홍만이 있을 뿐이었다. 천성적으로 독을 내뿜어 아무도 곁에 둘 수 없었던 사릉고홍에게, 독을 도리어 약으로 받아들이게 되는 특이한 체질의 당염원은 그토록 기다려 온 유일무이한 존재다. 하나, 전생에서 늙은 괴물에게 노예처럼 부려졌던 당염원은 그저 자유만을 갈구하는데…. 사릉고홍에게서 흘러나오는 독의 기운을 흡수하여 힘을 모아 이곳에서 탈출하고 마리라! 그때까진 그저 얌전히 그의 곁에 있어야만 한다. 그것이 이 세계, 약육강식의 법칙이니까…. 하지만 시간이 흐를수록, 자신에게 더없이 상냥한 사릉고홍에게 마음이 가고 마는데…. 처음으로 사랑이란 감정을 느껴본 당염원의 앞날은 과연 어떻게 될 것인가? 원제: 莊主有毒之神醫仙妻

수천철 · ファンタジ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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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56 Chs

115화. 진상 (2)

115화. 진상 (2)

사릉귀안이 소매를 펼치자 그의 손에 오늘 아침 날이 밝기 전 사용했던 옥병이 나타났다. 그는 옥병을 당염원의 앞에 건네면서 웃으며 말했다.

“이번에 제가 형수님께 간곡히 도움을 청하고 싶은 일이 있어요. 형수님은 천품의 약사니까 여러 가지 약물에 대해서 잘 알고 계시죠? 이 안에 있는 탕약이 어떤 작용을 하는 건지 아시나요?”

당염원은 그를 보고 탁자 위의 옥병을 집어 들어 병마개를 연 뒤 냄새를 맡았다. 뒤이어 손가락을 집어넣어 약을 조금 묻혀 보더니 입 쪽으로 가져갔다.

그때 사릉고홍이 그녀의 손가락을 잡고 제지했다.

“괜찮아요.”

그녀의 말에 사릉고홍은 그제야 잡은 손을 놓았다.

당염원은 손가락에 묻은 탕약을 맛본 뒤 눈을 깜빡이며 사릉귀안을 바라보았다.

사릉귀안은 여전히 웃는 얼굴을 하고 있었다. 다만 소매 안에 숨겨진 손에는 자신도 모르게 힘이 들어갔다. 비록 표정은 평소와 같았지만 내심 긴장하고 있다는 것을 알 수 있었다. 이 긴장감은 다소 복잡했다. 그는 당염원이 무언가 알아챘기를 바라면서도, 또 알아채지 못했으면 했다. 이 약은 그저 두통을 치료하는 정상적인 약이라고 생각하면서도, 또 이 약에 정말 문제가 있는 건 아닌지 의심이 들었다.

당염원이 마침내 담담하게 입을 뗐다.

“이건 미약(迷藥)의 한 종류예요. 괴뢰충의 피와 마심수 잎과 뿌리의 즙이 들어 있네요. 이런 약은 보통 노예나 꼭두각시를 만드는 데에 사용되지요. 이 약을 어릴 때부터 먹으면 약을 처방한 사람에게 엄청나게 의존하게 되고, 그 사람을 존경하게 됩니다. 모든 일을 그 사람을 위해 하고, 절대 저항할 수 없고 속일 수 없으며 거절할 수도 없게 돼요. 결국에는 그 사람의 가장 충성스러운 꼭두각시가 되지요. 모든 것이 보통사람과 다름없지만, 정신은 이미 그 사람의 소유가 됩니다.”

웃음을 머금은 사릉귀안의 눈동자가 순식간에 움츠러들었다. 동시에 몸 전체가 잔뜩 경직되었다.

당염원의 목소리가 다시 들려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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