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98화. 개꿈 (2)
임근용도 변명하려 하지 않고 눈을 내리깔며 작은 목소리로 말했다.
“그럴지도 모르죠. 그냥 꿈이 너무 생생해서 실제로 겪은 일처럼 세세한 부분까지 또렷하게 기억이 나서 그래요. 다 도망가서 집에는 아무도 남아 있지 않았고, 대문 맞은편 왼쪽에 있는 만두 가게 아주머니는 배에 칼을 찔려 길거리에 죽어 있었어요. 서쪽에 있는 군순포(*军巡铺: 고대의 소방서) 건물에서 시작된 불 때문에 하늘은 반 이상 검은 연기로 뒤덮였어요. 여지는 무의부두 강변에 있는 누운 소를 닮았던 그 큰 돌 옆에서 칼에 찔려 죽었는데, 그 피가 사방으로 튀었어요. 하늘에서는 눈이 내리고 있었고, 난 지난번에 당신이랑 서서 이야기했던 그 자리에서 강물로 뛰어들었는데, 내리는 눈이 얼굴에 떨어져 천천히 녹아내리던 느낌이 정말이지…….”
이런 무서운 일에 대해 이야기를 하면서도 임근용의 얼굴에는 전혀 당황하거나 두려워하는 기색이 보이지 않았다. 그녀의 목소리는 아주 담담했고, 이상할 정도로 냉정했다. 이런 꿈에 놀라서 깨면, 두려운 마음에 투정 부리려고 남편에게 하소연을 하는 것이 일반적인 반응이지 않겠는가. 이런 말투와 표정은 정말로 이상했다. 육함은 더는 듣고 있을 수가 없었다. 그는 문득 옛일을 떠올리고 일부러 가볍게 웃으며 그녀의 말을 끊었다.
“당신 그 꿈 말이오, 어째 전에 당신이 무의부두 강가에서 나한테 해 준 얘기하고 비슷한 것 같은데? 당신이 얘기해놓고 잊어버렸소?”
육함은 이 이야기가 듣기 싫은 모양이었다. 그는 임근용이 자기를 놀리려고 말을 꾸며댄다고 생각하는 것 같았다. 임근용은 말없이 육함을 바라보다가 고개를 돌리며 담담하게 말했다.
“그런 것 같네요. 나도 잊고 있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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