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81화. 발단
육건중이 안절부절못하며 다급해하는데 반해 육건신은 처음과 다르지 않게 침착한 모습으로 경거망동하지 않았다. 그럼에도 육건신 역시 매보청에게 무슨 다른 꿍꿍이가 있는 건 아닐까 하는 의심이 슬슬 피어오르기 시작했다. 그는 이런 일에 대해 알아보려면 시박사의 사람을 찾아 알아보는 것이 가장 정확할 거라고 생각했다. 그래서 이 일은 육함에게 맡기는 것이 가장 적합했다.
임근용이 책상으로 다가가 촛불을 켠 뒤 육함 대신 종이를 깔고 먹을 갈았다.
“세전 오라버니도 얼마 전에 편지로 오상 오라버니한테 물어보았는데, 오상 오라버니가 이런 경우는 아주 흔하다고 했대요. 바다로 나가면 원래 풍향과 운이 따라야 하는 거라면서 돌아올 날짜를 정확하게 예측하는 건 불가능하다고 하더라고요. 그래서 항구에 들어오는 배를 기다렸다가 물건을 사다 파는 것이 이윤은 적을지 몰라도 훨씬 안전하다고 했대요.”
육함은 육건신의 성격을 떠올리며 쓴웃음을 지었다.
“그렇다고 내가 아버지께 가서 그렇게 말씀드릴 수는 없지 않소? 어쨌든 이 편지는 제대로 써서 보내야 하오. 오상한테 답장이 온 다음에나 가서 무슨 말을 할 수 있지 않겠소.”
임근용이 웃으며 말했다.
“내가 언제 당신한테 편지를 쓰지 말라 했어요? 이것 봐요, 내가 벌써 종이랑 먹을 다 준비해 뒀잖아요.”
육함은 붓을 들고 창밖에서 하얗게 흩날리는 눈송이와 방안에서 붉게 타고 있는 숯불을 바라보며 오상에게 편지를 썼다. 임근용은 책상에 앉아 붓을 휘두르고 있는 육함을 옆에서 가만히 지켜보다가 그에게 다가가 뒤에서 그의 허리를 껴안고 그의 등에 얼굴을 붙였다. 육함은 쓰고 있던 글자를 조심스럽게 마무리하고 붓을 내려놓았다. 그가 허리춤에 감긴 임근용의 손을 잡고 고개를 돌리며 속삭였다.
“왜?”
임근용이 그를 껴안은 손에 더욱 힘을 주며 작은 목소리로 말했다.
“아무것도 아니에요. 내일 세전 오라버니를 만나야 할 일이 있으니까 당신이 핑곗거리를 찾아서 날 좀 데리고 나가 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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