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40화. 쓸쓸함 (1)
임근용은 잠시 침묵했다가 다시 입을 열었다.
“그런데 할아버님, 손주 며느리가 볼 때 오공자 뜻이 거기에 있는 것 같지 않아 걱정입니다.”
육 노태야가 담담하게 말했다.
“나도 알고 있다. 그 녀석은 오로지 무과에 급제하거나 아니면 군대에 들어갈 생각뿐이지 않느냐? 그건 절대로 허락해 줄 수 없다. 날 설득할 생각인 거라면 그만두거라.”
본 왕조는 문과를 경시하고 무과를 중히 여겼고, 걸핏하면 북막 저쪽과 싸움을 벌였다. 한데, 집안에 먹을 것이 없는 것도 아니고, 왜 자손들에게 그 고생을 시키겠는가? 만약 실수로 목숨이라도 잃게 되면 어쩐단 말인가? 육 노태야는 손자들 중에서 육함을 제외하고 가장 아끼는 손자가 바로 육륜이었다. 어찌 그렇게 내버려두겠는가?
임근용은 작은 목소리로 황급히 말했다.
“손자며느리는 할아버님을 설득하려고 온 것이 아닙니다. 오히려 전 할아버님과 같은 생각을 하고 있습니다. 집안이 부유한데 공자가 그런 고생을 할 필요가 전혀 없지요. 게다가 지금처럼 다사다난한 시기에는 누군가의 도움이 절실하니 공자께서 좀 억울해도 어쩔 수 없지 않겠습니까. 다만 공자가 아직 젊다 보니 충동적으로 뛰쳐나가 할아버님의 기대를 저버릴까 걱정하는 것뿐입니다.”
임근용은 육륜이 반드시 도망가리라는 걸 직감적으로 알고 있었다. 그는 결코 육함과 같이 참고 견디며 가능한 한 다른 사람이 원하는 모습으로 자신을 다듬다가 결국 견디기 힘든 무거운 짐을 지고 스스로가 어떤 사람인지 잊어버려 어찌해야할 바를 모르는 그런 사람이 아니었다. 육륜은 거칠면서도 섬세했고, 자상하면서도 의지가 굳은 사람이었다. 그는 사랑하는 것은 사랑하고, 미워하는 것은 미워했으며, 쉽게 굴복하지 않는 사람이었다. 뒤에서 이렇게 육륜의 꿈을 망가뜨린 건 정말 미안했지만, 그의 앞날을 위해서는 이럴 수밖에 없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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