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70화. 복 (2)
임근용은 안도의 한숨을 내쉬며 문을 밀고 안으로 들어갔다.
“외숙부.”
이미 황혼에 가까워진 시간이라 석양빛이 창문으로 비스듬히 비쳐 들어와 방 안은 어슴푸레하고 어둑어둑했다. 도순흠은 화장대 앞에 홀로 앉아 오씨가 생전에 썼던 구리 거울을 멍하니 바라보고 있었다. 그가 낮은 목소리로 말했다.
“사람들이 장례에 얼마를 썼느냐고 물어 대는데, 그런 말들을 듣기가 싫더구나.”
임근용은 대답 대신 창가 쪽의 푹신한 침상에 앉아 가만히 그의 말을 들었다. 그녀가 보기에 오씨 가문 사람들이 슬퍼하지 않는 것은 아니었다. 다만 세상 사람들이 다 그렇듯 그들은 이미 죽은 사람보다는 뒷일에 더 관심을 가지는 것뿐이었다. 도순흠도 이런 이치를 모를 사람은 아니었지만 지금은 아내를 잃은 슬픔이 너무 큰 모양이었다. 그는 지금 위로해 줄 사람이 필요한 것이 아니라 들어줄 사람이 필요한 것 같았다.
“근용아, 넌 네 외숙모가 며칠 전에 어떻게 변했는지, 얼마나 고생을 했는지 모를 거야. 네 외숙모는 봉거를 장가 못 보내고 먼저 가는 것과 혼자될 날 계속 걱정했단다……. 가끔 외숙모가 너무 괴로워할 때면 차라리 빨리 죽어서 이 고통에서 벗어나는 게 낫겠다는 생각이 들 때도 있었어. 그런데 나 혼자 남아야 한다는 생각이 들면 더 괴롭더구나. 장례에 돈을 많이 쓰면 뭘 하겠니? 난 네 외숙모가 살아서 그 돈을 써 줬으면 좋겠다.”
“얘야, 네 외숙모는 정말 좋은 사람이었어. 자기 복을 정말 소중하게 여길 줄 알았지…….”
날이 점점 어두워졌지만 방 안에 있는 사람들은 여전히 아까와 같은 모습이었다. 도순흠은 담담한 말투로 말을 하고 있었고 임근용은 꼼짝도 하지 않고 조용히 듣고 있었다. 여지는 왠지 모르게 갑자기 머리카락이 쭈뼛 서는 것 같았다. 그녀는 감히 말을 끊을 수 없어 작은 소리로 임근용에게 물었다.
“아가씨, 등불을 켤까요? 나온 지 한참 돼서 부인께서 찾으실지도 몰라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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