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26화. 원한을 품다 (1)
오씨는 임근용이 하는 말이 놀라웠지만 한편으로는 정말 이상하다는 생각이 들었다. 하지만 그녀는 그저 왜 괜히 끼어드느냐는 의미를 담아 도봉상만 매섭게 노려보았다. 도봉상은 입을 삐죽거리더니 고개를 숙이고 도봉경의 뒤로 숨었다.
도씨는 손씨 가문의 시누이와 올케가 돌아갈 때 잔뜩 화가 난 표정이었던 것이 떠올랐다. 하지만 그녀는 그것이 손 소저가 선택되지 않았기 때문이라고만 생각했지 뒤로 또 그런 일이 있었을 줄은 몰랐다. 생각해 보니 임근용과 범오아도 오늘 처음 만난 사이라 어떤 원한이 있을 이유가 없었다. 임근용이 이유 없이 남을 도발하는 성격도 아니니 그녀의 말은 사실일 가능성이 높았다. 그렇다면 이 범 소저의 인품에 정말로 문제가 있다는 것이고 절대 집으로 들여선 안 되는 사람인 것이다. 도씨가 골치 아파하며 말했다.
“어찌 하나같이 다 보통내기가 아닌지 모르겠구나?”
임근용이 비웃으며 말했다.
“제가 다른 사람들이 그 집안 서녀들의 혼수에 대해 이야기 하는 걸 들었는데요. 아, 아니에요. 괜히 다른 사람 험담은 안 하는 게 좋겠어요. 어쨌든 그 언니는 정말로 인품에 문제가 있어요.”
도씨가 재빨리 말했다.
“됐어, 이쯤하고 그만 가 보거라.”
그러고 나서 도씨는 고개를 돌리고 오씨를 바라보며 어쩔 수 없다는 표정으로 도움을 청했다. 그녀는 오씨와 이 일에 대해 다시 의논해야 했다.
설령 도봉상의 말을 믿지 않는다 하더라도 임근용은 이미 범 부인이 절대 손해를 보지 않는 사람이라는 걸 알고 있었다. 오씨는 아마 모를 것이다. 일단 그녀가 할 수 있는 일은 여기까지였다. 임근용은 도봉상과 눈을 마주치며 웃고 손을 잡고 밖으로 나갔다.
* * *
방으로 돌아오자 여지가 작은 소리로 말했다.
“아가씨, 왜 그러신 거예요?”
다른 사람들은 모르지만 여지는 이 일의 경과를 잘 알고 있었다. 그녀는 임근용이 왜 이렇게 범오아를 싫어하는지 정말로 이해할 수 없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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