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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80화. 갈 데까지 간 부녀

780화. 갈 데까지 간 부녀

간추양이 품에서 종이 한 장을 꺼낸 뒤 그들을 훑어봤다.

“남방 외눈이 도적 손위, 강간 도적단 류우심, 용강(龍江) 동운채(冬雲寨) 5인자.”

간추양의 말에 사람들이 놀란 눈으로 그를 바라봤다.

“우리를 알고 있다니. 아까 들어보니…… 무슨 부마라고 하던데? 하하하. 그러면 조용히 집에서 공주나 받들 것이지, 여기 와서 사람들 싸우는 걸 배워서 뭐 하려고 그러느냐?”

간추양은 마치 진재후처럼 여유롭게 웃으며 종이를 다시 집어넣었다.

“너희들을 알 뿐만 아닌데. 류우상이 내 손에 죽었는걸?”

“뭐? 그렇다면 당신이 자소전의 28인 자객 중 하나인…… 방?”

그중 마치 공자처럼 흰옷을 차려입은 류 공자가 화들짝 놀라 간추양을 죽일 듯이 노려봤다. 간추양은 류우상이 그의 아우라는 걸 미리 알고 왔다. 그들 형제는 본디 남방의 유명한 강간 도적단이다. 그런데 류우상이 대단한 집안의 아가씨를 범하여, 그 여인이 자결하는 일이 발생했다.

그 아가씨의 가족은 류우상의 목을 베어오는 자에게 10만 2백 냥의 현상금을 걸었다. 두 사람은 원래 무공도 수준급이고 두문불출하여 거액의 현상금에도 겁을 먹지 않았다. 그런데 채 한 달도 되지 않아 류우상의 머리가 그 집안에 배송되었다. 그 주인공은 바로 자소전의 일류 자객, 방이었다.

하지만 류우심은 아우의 복수를 할 생각도 못 했다. 그 당시 아가씨 집 근처 30리에는 자소전 사람들이 쫙 깔려있었기 때문이다. 그렇게 두세 달 동안 기회를 노리던 류우심은 결국 아우의 복수를 포기하고 남방으로 도망갔다. 그런데 이곳에서 옛 적을 만나다니. 심지어, 그 옛 적이 황제의 사위가 된다니. 류우심은 그에 대한 분노와 질투가 한 번에 휘몰아쳐 자신의 감정을 주체하지 못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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