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47화. 볼거리
거리에 있는 술집 2층 창문에 한 젊은 남녀가 나란히 서 있었다. 스무 살 정도 되어 보이는 사내는 키가 크고 눈매가 진했다. 옷차림은 금릉 사람 같았지만, 피부색이 어두워 한눈에 봐도 중원인이 아니라는 걸 눈치챌 수 있었다. 그 옆의 소녀는 열예닐곱 살 정도 되어 보이는데 외모가 빼어났다. 긴 남색 치마를 입은 데다 미간에는 금색 보석이 박힌 화전을 그렸고, 머리를 살짝 말아 이국적인 느낌이 물씬 풍겼다.
두 사람이 이쪽으로 걸어오는 여인 네 명을 바라보며 고개를 끄덕였다. 그때, 사내가 눈썹을 올리며 말했다.
“대하에는 미인이 엄청 많군. 저렇게 아리따운 여인 네 명이 함께 다니는 게 흔한 일인가?”
그는 어색한 억양이 섞이긴 했지만, 매우 유창하게 중원 말을 구사했다.
이때, 여인이 다른 언어로 말했다.
“오라버니. 저 여인들은 보통 백성이 아닙니다. 저기 저 여인이 무하예요.”
“그래서?”
“여기 오기 전에 저 여인에 대해서 못 들어봤어요? 초왕비, 이름은 남궁묵, 자는 무하.”
그러자 사내가 귀찮다는 듯 손을 저었다.
“중원인도 참 복잡하게 산다. 이름이 뭐 그리 많아? 그런데…… 저 사람이 초왕비라고? 절세미인이네? 연약한 보통 중원 여인이랑 전혀 다르군.”
여인이 코웃음을 치며 말했다.
“방금 그 사내는 초왕이겠죠. 오라버니는 그의 적수가 아니에요. 그러니 그를 건드리지 마세요.”
사내가 정색하며 말했다.
“너는 초왕에게 관심이 있고 나는 초왕비에게 관심이 있으니 우리가 손잡으면 딱 맞잖아!”
여인이 어깨를 으쓱하며 이미 인파 속으로 사라진 남궁묵을 찾았다.
“오라버니와 손잡아도 별 소용 없을 것 같은데요. 오히려 초왕만 자극하겠죠.”
그 소녀는 오라버니와 다리 머리를 쓸 줄 아는 사람이다. 중원 사내들은 제 여인을 매우 아껴서, 다른 사내들이 눈독만 들여도 폭발했다. 손을 잡자고? 그녀가 미치지 않은 이상 그럴 일은 없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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