webnovel

658화. 종묘의 변 (1)

658화. 종묘의 변 (1)

내시가 다급한 목소리로 보고했다.

“폐하, 내성이 무너졌습니다.”

혼자 서재에 앉아있던 소천야는 예상외로 화를 내지 않았다. 초췌한 그의 얼굴에는 그 어떠한 우려나 조급함도 보이지 않았다. 그저 살며시 고개를 끄덕일 뿐이었다.

“알겠다, 나가 보아라.”

내시가 놀란 듯 그의 눈치를 보며 밖으로 나갔다.

소천야는 고개를 들어 화려한 문양이 새겨진 대들보를 보며 싸늘하게 웃었다.

그 순간, 소천야는 두려움인지 분노인지 모를 감정을 느끼다가 숨을 후-하고 내쉬었다. 5년 가까운 시간이 지났다. 이 자리에 앉은 뒤 소천야는 단 한 번도 평온함을 느끼지 못했고, 자신의 자리를 지키려 전전긍긍하며, 옳지 않은 일을 행했다. 그리고, 그 모든 것이 드디어 끝이 났다.

“폐하.”

검은 옷을 입은 사내가 들어와 무릎을 꿇었다.

“말해라.”

“내성 구문 중 세 곳이 열렸고, 악국공은 방어를 포기했습니다. 그리고 남궁회는 실종되었습니다. 유주군과 진주군은 이미 황궁을 향해 오고 있습니다.”

소천야가 고개를 끄덕였다.

“알겠다. 궁어신은?”

“각주는 아직 궁에 계십니다.”

소천야가 싸늘하게 웃었다.

“알겠으니, 나가 보아라.”

“네, 물러나겠습니다.”

사내가 소리도 없이 자취를 감추자, 소천야가 자리에서 일어나 밖으로 나가 후궁으로 걸음을 돌렸다.

* * *

태후궁.

태후는 소박한 옷을 입은 무릎을 꿇은 채 불상 앞에 있었다. 발걸음 소리를 들은 그녀가 눈을 뜨고 뒤를 돌아보자, 소천야가 보였다. 세월의 흔적이 느껴지는 소천야의 얼굴에는 인자한 미소가 은은하게 번져 있었다.

“천야, 왔구나.”

소천야가 무릎을 꿇은 채 작게 말했다.

“어머니.”

대전에 적막이 감돌았다. 태후가 한숨을 쉬며 말했다

“무너진 것이냐?”

소천야가 고개를 끄덕이자, 그녀가 소천야의 초췌한 얼굴을 쓰다듬었다.

ロックされた章

webnovel.com で好きな作者や翻訳者を応援してくださ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