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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1화 남궁묵의 첫 연회 (2)



51화 남궁묵의 첫 연회 (2)

정강군왕이 성가시다는 어투로 물었다.

“무슨 얘기를 하려는 거요?”

장평 공주가 눈살을 찌푸리며 답했다.

“아버지께서 군맥이와 초국공부 큰아가씨의 혼사를 정해주셨으니, 적당한 날짜를 택해 납폐(納幣)를 보낼까 합니다.”

정강군왕은 잠깐 어리둥절하다가 그 일이 떠올랐던지 귀찮다는 듯이 말했다.

“그런 일은 공주와 사촌 누이동생이 상의하면 될 일이지, 나랑 무슨 얘기를 한다는 것이오?”

공주의 안색이 어두워지더니 손에 들고 있던 찻잔을 탁자에 내려놓고 카랑카랑한 목소리로 말했다.

“상의라고 하셨습니까? 상의한 결과가 고작 예순네 가지 폐물을 준비하는 것이란 말입니까? 제가 요즘 집안을 관리하지 않으니, 그자가 자신의 신분조차 잊었나 봅니다.”

장평 공주의 말을 들은 정강군왕의 낯빛이 순식간에 어두워졌다. 그리고 한참 후에야 이를 꽉 문 채 입을 뗐다.

“예순네 가지 폐물이면 적은 것도 아니잖소. 택이, 박이, 혁이도 혼인할 때 예순네 가지를 준비하지 않았소?”

정강군왕의 첫 번째 첩실이 바로 그의 사촌 누이동생이었다.

장평 공주가 서슬 퍼렇게 호통을 쳤다.

“위홍비!”

정강군왕은 순간 뜨끔하더니 아무 말도 하지 않고 그저 장평 공주를 쳐다봤다.

그녀가 눈을 감고 낮은 목소리로 말했다.

“우리 군맥이가 첩실들이 낳은 자식들과 비교가 됩니까? 초국공부가 어떤 집안인데 그런 폐물을 보내려 합니까. 군왕께서는 남궁회의 체면을 깎을 작정이십니까?”

사실 정강군왕이 생각해도 그리하는 건 적절한 처사가 아니었다. 위군맥이 누구의 아들이건 어쨌거나 지금은 정강군왕부의 세자였고, 그가 배필로 맞을 여인은 남궁회의 여식이었다.

남궁회는 함부로 건드리면 안 되는 인물이자 황제 폐하의 개국을 도운 무장이었다. 남궁회의 전공은 전부 그가 직접 세운 것이지만, 정강군왕의 전공은 과장된 부분이 많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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